경제·금융 금융가

DLF 정면돌파...손태승 연임 택한 우리금융

임추위 차기회장 후보 단독추천

내년 3월 임기만료 전 조기선임

DLF제재 우려에도 만장일치

은행장은 분리...겸직체제 마무리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30일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전격적인 결정으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책임지고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손 회장이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끈 데 이어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실현하는 등의 경영성과를 인정해 차기 회장에 추천했다고 연임을 공식화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회장에 최종 확정되면 손 회장은 3년간 우리금융을 더 이끌게 된다. 다만,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체제는 마무리해 내년 1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시 차기 우리은행장도 새로 선출하게 된다.

장동우 임추위 위원장은 임추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손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이나 지주 출범 초기인 점을 감안해 조직안정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차기 회장의 조기 선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실제 우리금융 임추위는 지난달 26일 첫 간담회를 시작으로 임추위 일정과 선임방법을 확정해 이달 들어 두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에는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과 조운행 우리종금 사장, 이동연 우리FIS 사장이 손 회장과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위원장은 “대표이사 임기 도래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조직 안정을 위해 신속하게 진행했다”며 “손 회장이 검증된 경영능력과 안정적인 조직관리 역량 등을 두루 갖춘 점을 높게 평가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시현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라고 판단해 만장일치로 이사회에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손 회장의 경영실적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우리은행은 올 들어 3·4분기까지 누적 1조6,6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다. 대내외 여건 악화에도 높은 영업실적 달성이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다는 게 임추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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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추위원들은 DLF 사태에서도 입장을 밝혔다. 임추위 관계자는 “11월 임추위 간담회를 시작했지만 금융당국의 DLF 징계 사전통보가 12월25일 전후라고 전해지면서 다소 지연된 면이 있다”며 “당국의 사전통보를 충분히 기다린 후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장 위원장도 “사태 발생 이후 고객 피해 최소화와 조직 안정을 위해 신속하고 진정성 있게 대처하는 과정 역시 손 회장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통한 우리금융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손 회장은 9월 이후 네 차례에 걸쳐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안을 적극 수용해 DLF 배상 업무에 집중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미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배상절차 실무에 돌입했다.

한편 금감원의 DLF 관련 제재 심의위원회는 다음 달 16일 열린다. 임추위원들은 중징계가 내려지더라도 재심 요청 등으로 징계가 확정되는 데 물리적 시간이 걸려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 짓는 데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손 회장이 금융회사 임원으로 재취업을 할 수 없는 중징계를 받더라도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 지으면 현직 임기 수행에는 제재를 받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해소된다고 보고 있다.


송종호·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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