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경수 재판부 "金, '댓글조작 시연' 봤지만 결론 못내겠다"... 2심 선고 총선 넘길듯

재판부 "다양한 가능성 성립 가능"

'문재인 위한 역할' 등 추가 자료 요구

3월10일 다음 재판 기일 잡아

법정 출석한 김경수 경남도지사. /연합뉴스법정 출석한 김경수 경남도지사. /연합뉴스



‘드루킹’ 일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선고가 또 미뤄진 가운데 2심 재판부가 “최종 결론을 못냈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이 3월로 넘어간 상황에서 김 지사 2심 선고는 결국 총선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21일 김 지사의 공판 기일에서 “김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의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를 봤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면서도 “현 상태에서 최종적 결론에는 이르지 못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각종 증거를 종합한 결과 김 지사 주장과는 달리 김 지사가 2016년 11월9일 킹크랩 시연을 본 점을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상당 부분 증명했다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법리에 비춰 볼 때 다양한 가능성과 사정들이 성립 가능한 상황이라서 최종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본 부분은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본 후 허락을 구하는 요청을 받게 되자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는 취지의 김씨 등의 진술이 신빙성 있는지에 관한 근거자료 △김 지사와 김씨 사이의 관계가 단순 지지자와 정치인 관계였는지 여부 △김 지사가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자와 민주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여부 △문재인 후보자의 여론 형성을 위한 조직으로 무엇이 있었고 어떤 활동들이 이뤄졌는지 여부 △김 지사가 김씨 등에게 보낸 기사목록에 대해 “전달하겠습니다^^” “처리하였습니다^^” “처리하겠습니다”라는 답신을 받고서도 문제 삼지 않은 이유 △정치적 기사에 중립적이지 않은 견해 표명으로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업체들의 이용자 수 변화 자료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업체들이 비정상적 이용을 차단하기 위해 투입한 노력과 비용 △문재인 후보자나 안철수 후보자에 대한 댓글에 공감·비공감을 클릭한 부분에 대해서도 공범 혐의가 성립하는지 등 8가지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다음 달 21일까지 의견서나 변론요지서를 받고 3월4일까지 반박 서면을 받기로 했다. 다음 기일은 3월10일 오후 2시로 잡았다. 재판이 장기화되면서 당초 지난해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김 지사 2심은 4월 총선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지사는 현 정권 실세 중 하나이자 차기 대권후보로 지목됐던 인물이다. 그의 2심 선고 공판은 당초 지난해 12월24일로 예정됐다가 이달 21일로 돌연 한 달이나 미뤄졌다. 여기에 이날 예정됐던 선고도 갑자기 취소됐다. 김 지사는 1심에서도 지난해 1월25일에서 같은 달 30일로 한 차례 선고 연기를 겪었다.

김 지사는 지난 2016년 11월께부터 6·13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2월까지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 등을 위해 댓글 조작 공모 등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댓글 조작을 빌미로 드루킹 측근에게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하고 김 지사를 법정구속시켰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지사는 이후 항소심 과정에서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을 신청해 지난해 4월17일 구속 77일 만에 풀려나 도정 활동을 하고 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1월14일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김 지사에 대해 총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6개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이는 1심 구형량보다 많은 수준이다. 특검은 1심 결심공판 당시 김 지사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3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 등 총 5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구형량을 늘린 이유로 “총선을 앞두고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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