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들의 쓴소리는 민노총이 수적으로 제1노총이 됐음에도 권한만 앞세운 채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현실을 질타한 것이다. 민노총은 현 정부 들어 무섭게 팽창하며 조합원이 2018년 말 현재 96만8,035명까지 늘었다. 덩치는 커졌지만 파업과 농성·시위 등 투쟁 일변도의 비타협적 노선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산업현장에서 노사분규로 일을 하지 못한 노동손실일수가 일본의 173배에 달한다.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도 불참하며 새로운 노정협의의 틀만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그 사이 한국의 노사협력 수준은 세계 130위권까지 떨어졌다. 대신 70여개 정부 위원회에서 더 많은 몫을 요구하고 있다. 회원 대다수인 대기업과 공공 부문의 정규직 중심으로 조직이 짜이면서 노노갈등은 도리어 심해지고 있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라서 ‘열’을 받고 중소기업 비정규직이라서 ‘넷’도 못 받는 세상이 됐다”는 원로들의 말은 민노총이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원로들은 이날 “이름뿐인 총파업을 넘어 더 담대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책임은 뒤로하고 세력 키우기에만 급급한 채 기득권 집단이 돼가는 모습을 노동계 내부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플랫폼 노동 확산 등 근로 형태가 빠르게 바뀌고 경제마저 위기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는데 민노총은 언제까지 철밥통 시대의 노사문화에 빠져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