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수출 힘 잃자 경상수지 흑자 7년 만에 '최소'…600억弗 규모

여행 수입 늘며 서비스수지 적자는 90억달러 감소

기업 배당수입 늘며 본원소득수지 흑자 사상 최대

지난해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속에 우리 수출이 급감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줄었지만 고질적인 서비스수지 적자 폭은 여행 수입 증가 등으로 축소됐다.

한국은행은 6일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599억 7,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18년 774억7,000만달러에 비해 175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2012년(487억 9,000만달러) 이후 최저다. 다만 한은의 작년 경상수지 전망치(570억달러)는 초과하면서 우리 경제의 대외 안정성과 환율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43억3,000만달러 흑자를 보여 8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수출 상품들이 적재된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화물선이 인천항 부두에서 중국 칭따오를 향해 출항하고 있다./이호재기자.수출 상품들이 적재된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화물선이 인천항 부두에서 중국 칭따오를 향해 출항하고 있다./이호재기자.



경상수지 흑자 폭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세계경기 둔화와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수출이 크게 부진했던 탓이다. 지난해 상품 수출(5,619억6,000만달러)은 전년보다 10.3%(643억1,000만달러) 줄었다.


상품 수입(4,851억달러)도 지난해 6.0% (310억달러) 감소했는데 유가 하락과 반도체 부진으로 반도체 설비 수입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수출 부진으로 수입이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는 768억 6,000만달러 흑자로 1년 전보다 규모가 332억3,000만달러 줄면서 경상수지 흑자를 끌어내리는 주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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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수지 흑자 폭은 줄었지만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는 개선됐다. 지난해 서비스수지 적자는 여행 수입이 증가하면서 230억2,000만달러로 전년보다 적자폭이 90억5,000만달러 줄었다. 여행수지 적자가 2018년 165억7,000만달러에서 작년 106억7,000만달러로 줄어든 것이 서비스수지 개선에 기여했다. 여행수입은 중국인, 일본인 입국자 수가 크게 늘면서 역대 최고치인 216억 3,000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여행지급은 323억달러로 전년 대비 28억3천만달러 줄었다.

국내·외 자본투자에 따른 결과를 보여주는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22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이 늘면서 배당수입(226억8,000만달러)이 역대 최고치를 나타내 배당소득수지가 2018년 33억2,000만달러 적자에서 지난해 33억1,000만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해외 이자수입(182억4,000만달러)이 늘면서 이자소득수지도 전년보다 1억3,000만달러 늘어난 95억2,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609억5,000만달러 늘어났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55억3,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105억7,000만달러 불어났다. 증권투자에선 미국 등 해외 주요 증시의 호조 속에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585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184억 6,000만달러 늘었다.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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