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첫 방송을 앞둔 KBS2 ‘거리의 만찬’ 새 진행자 중 한명으로 ‘나꼼수’ 출신 김용민이 결정되면서 ‘진행자로 부적격하다’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KBS측이 김용민 발탁 논란 관련 입장을 밝혔다.
6일 KBS 관계자는 “아직 MC를 교체할 계획은 없다. 김용민씨는 12일 열리는 ‘거리의 만찬2’ 간담회에 예정대로 참석할 예정”이라며 “여성 혐오 발언으로 구설이 있었으나 워낙 방송 경력도 많고, 지금 KBS1 라디오 ‘김용민 라이브’ 진행도 하고 있지 않느냐. 제작진은 김용민씨가 시사 평론가, 방송 진행자로서 검증 됐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이미 ‘거리의 만찬2’ 첫 회 촬영을 마쳤다. 시즌 1과 달리 시즌 2는 스튜디오 밖으로 나온다. 현장에 직접 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같이 밥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이로 인해 좀 더 시사적인 배경이 강한 분을 MC로 섭외하려했고, 김용민씨가 적임자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2018년 7월 ‘그녀들은 용감했다’편으로 시작된 ‘거리의 만찬’은 박미선·양희은·이지혜가 MC로 출연해 여성의 시선으로 시사 이슈를 바라봐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YWCA연합회 ‘좋은 프로그램상’, 여성가족부의 ‘양성평등 미디어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2부터는 시사평론가 김용민과 함께 영화배우 신현준이 MC로 활약한다.
반면 새로운 MC로 김용민씨가 발탁된 것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KBS시청자권익센터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거리의 만찬 MC 바꾸지 말아주세요’라는 청원은 이틀 만인 6일 오전 10시 기준 동의 수가 9,000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프로그램 뜨고 난 후 남성 MC로 바꾸는것은 굉장히 치졸하다”며 “새 MC 중 한 명인 김용민씨는 ‘미국 여성장관(콘돌리자 라이스)을 성폭행해 죽여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공인으로서 가릴 말은 가리고, 논란이 될 것 생각해서 발언해야 한다. 여자 셋이 모이면 사회가 변한다. 양희은, 박미선, 이지혜 님이 그대로 진행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KBS 관계자는 “정책상 시청자 청원은 한 달 동안 1,000명 이상 동의하면 제작진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도 “최장 기간은 두 달이다. 청원 수를 집계하는데 한 달을 잡고, 이후 제작진은 한 달 이내에만 입장을 밝히면 된다. ‘거리의 만찬2’ 간담회에서 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과거 같은 나꼼수 멤버인 정봉주 전 의원이 수감됐을 때, “정봉주가 성욕감퇴제를 복용한다. 수영복 사진 보내달라”고 해 비난받은 바 있다. 그 이전엔 한 인터넷 방송에서 “미국에 테러하면 된다. (연쇄 살인범) 유영철을 풀어 라이스를 아예 성폭행해 죽이는 것이다”란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저출산 문제를 논의하다가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팔면 된다”는 외설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