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강풍…혈투…'노장' 박희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LPGA 빅오픈 우승

최혜진·유소연과 4차 연장 끝 정상

Q시리즈서 복귀, 7년만에 부활 축포

강풍 속 집중력 빛나…LPGA 통산 3승

'이민지 동생' 이민우는 남자부 우승

1015A32 성적




박희영(오른쪽)이 9일 미국 LPGA 투어 빅 오픈에서 우승한 뒤 남자부 챔피언인 호주교포 이민우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골프오스트레일리아연합뉴스박희영(오른쪽)이 9일 미국 LPGA 투어 빅 오픈에서 우승한 뒤 남자부 챔피언인 호주교포 이민우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골프오스트레일리아연합뉴스


“지난해에는 골프를 그만 두려고 했었어요.”

퀄리파잉(Q) 시리즈를 치르고 돌아온 베테랑 박희영(33·이수그룹)이 7년 만에 ‘부활 축포’를 쏘아 올렸다.


박희영은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 비치 골프링크스의 비치 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빅 오픈(총상금 110만달러)에서 4차 연장 접전 끝에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친 그는 최종합계 8언더파 281타를 기록, 3인 연장 승부에 돌입한 뒤 최혜진(21·롯데)과 유소연(30·메디힐)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박희영은 2013년 매뉴라이프파이낸셜 클래식 제패 이후 7년 만에 우승 가뭄을 해소하며 LPGA 투어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우승상금은 16만5,000달러(약 2억원)다.


박희영은 주니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다. 아마추어 시절이던 200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트컵에서 안선주의 연장전 끝에 승리해 생애 첫 프로 대회 우승을 거뒀다. 이듬해인 2005년 KLPGA 투어 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2007년까지 통산 3승을 보탰다. 2008년 미국 LPGA 투어로 옮긴 박희영은 2011년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2013년 매뉴라이프파이낸셜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부진을 겪기도 했다. 상금랭킹 110위에 밀려 투어 입학시험 격인 Q 시리즈를 치러야 했다. 98명 중 2위로 가볍게 Q 시리즈를 통과한 박희영은 2020시즌 세 번째 대회이자 자신의 두 번째 출전 대회에서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LPGA 투어 한국 군단의 시즌 마수걸이 우승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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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선두 조아연(20·볼빅)에 3타 뒤진 4위로 출발한 박희영은 1타를 잃었지만 강풍 속에 상위권 선수들도 흔들린 가운데 공동 선두로 정규라운드를 마쳤다. 연장전에서 박희영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1차 연장전에서 3명 모두 버디를 기록했고 2차 승부에서는 파에 그친 유소연이 먼저 탈락했다. 3차 연장전에서 최혜진과 나란히 버디를 기록해 승부를 가리지 못한 박희영은 4차 연장전에서도 침착한 플레이로 가볍게 파를 지켰다. 최혜진은 샷 실수로 러프를 오가며 6타 만에 볼을 그린에 올려 백기를 들어야 했다.

KLPGA 투어 최강 최혜진은 초청선수 자격으로 나서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물러났다. 지난해 가을 LPGA 투어 Q 시리즈를 포기하고 KLPGA 투어에 주력했던 최혜진은 시즌 5승으로 상금왕·대상(MVP)·최소타수상·다승왕을 싹쓸이했다. 올해 Q 시리즈에 응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그는 연장전 패배로 LPGA 투어 직행이 아쉽게 무산됐다. 역시 초청선수로 출전한 지난해 KLPGA 투어 신인왕 조아연은 최종일 경기 내용이 아쉬웠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해 우승에 다가섰던 조아연은 강풍에 고전하며 9타를 잃고 3언더파 공동 16위로 마감했다.

KLPGA 투어 박주영의 언니인 박희영은 우승 인터뷰에서 “지난해 내 생애 최악의 해를 보낸 뒤 다시 골프를 칠 마음이 들지 않았다”고 털어놓은 뒤 “나는 절대 멈추지 않았고 Q 시리즈를 통해 다시 기회를 얻었다. 이번 우승은 신의 선물 같다”고 말했다.

같은 코스에서 열린 남자부 대회에서는 340야드 샷을 펑펑 날리는 호주교포 이민우(22)가 19언더파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미국 LPGA 투어와 유럽프로골프 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 이민우는 미국 LPGA 투어 통산 5승을 기록 중인 이민지(24)의 동생이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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