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의 가장 큰 장점은 휴대성이다. 6.7인치 대화면을 절반으로 접으면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로 변신한다. 갤럭시Z플립을 손에 쥐자 2000년대 초 폴더폰의 추억이 저절로 떠오르며 한 손으로 열고 ‘탁’ 닫아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하지만 옛 폴더폰보다 가로 길이가 더 긴 갤럭시Z플립을 손이 작은 편인 여성이 한 손으로 사용하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특히 폴더블폰 중에선 가장 낮지만 일반 스마트폰 중에선 최고가에 속하는 출고가 165만원이 떠올라 저절로 두 손 모아 열고 닫게 됐다.
한 손으로 사용하든 두 손으로 쓰든 관계없이 휴대성은 일반 스마트폰보다 훨씬 나아졌다. 대화면 스마트폰은 주머니에 넣어도 끝 부분이 바깥으로 삐죽 튀어나오거나 앉고 서는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지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하지만 갤럭시Z플립은 주머니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 안정감 있게 들고 다닐 수 있었다.
미러 퍼플 색상도 주변 사람들의 ‘취저(취향저격)’를 이끌어냈다. 갤럭시Z플립은 미러퍼플·미러블랙 두 가지 색상으로 구성됐다. 이 중 미러퍼플은 출시 전부터 ‘여심 저격’ 색상으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미러퍼플은 빛에 따라 때로는 퍼플, 때로는 실버 등 다양한 색상으로 보인다. 갤럭시Z플립 미러퍼플을 직접 본 여성 지인들은 대부분 갖고 싶다는 반응이었으며 남성들은 너무 화려하지만 색 자체는 예쁘다는 반응이었다.
6.7인치로 펼쳤을 때 주름은 한 눈에 보이긴 하지만 사용자에 따라 전혀 신경쓰이지 않을 수도, 반대로 거슬릴 수도 있을 듯 싶다. 까만 바탕화면에선 주름 부분이 도드라져 보였지만 막상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보는 등 갤럭시Z플립을 사용할 때는 전혀 주름이 의식되지 않았다. 특히 플라스틱 소재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CPI)를 디스플레이에 적용한 전작 갤럭시 폴드와 초박형 강화유리(UTG)를 사용한 갤럭시Z플립의 차이가 화면을 만졌을 때 느껴졌다. 갤럭시 폴드의 경우 접히는 부분을 만지면 다소 울퉁불퉁 했다면 갤럭시Z플립은 상대적으로 평평한 느낌이 들었다.
‘플렉스 모드’는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조개껍질) 형태 폴더블폰이 왜 필요한지 물음에 대한 삼성전자의 답이다. 플렉스 모드는 화면을 위아래로 2개로 분할해 사용하는 기능이다. 카메라를 실행시킨 뒤 갤럭시Z플립을 서서히 접으니 어느 순간 화면 위쪽은 내 얼굴, 아래는 조작 버튼들로 절반씩 나뉘어졌다. 90도로 접은 상태에서 테이블 위에 갤럭시Z플립을 올려놓고 자유롭게 셀피를 찍을 수 있었다. 똑같이 90도로 접은채 구글의 영상통화 앱인 ‘구글 듀오’를 실행해도 위쪽 절반 화면에 통화 상태방의 얼굴이 나온다. 팔 아프게 통화 내내 갤럭시Z플립을 들고 있을 필요 없이 주변에 있는 테이블 등에 올려놓고 편안하게 서로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다만 카메라와 이미지, 구글 듀오 등 일부 외에 플렉스 모드를 사용할 수 있는 앱이 아직 거의 없어서 활용은 제한적이다. 플렉스 모드가 아쉬울 땐 ‘멀티 액티브 윈도우’를 사용하면 된다. 2개 앱을 멀티태스킹할 수 있는 기능으로 화면 오른쪽을 살짝 쓸어주면 멀티 윈도우 트레이가 나온다. 이 곳에서 자주 쓰는 앱들을 자유롭게 지정해 화면을 2개로 나눠 사용할 수 있다.
절반으로 완전히 접었을 때의 사용성은 아쉬움이 남는다. 1.1인치 커버 디스플레이엔 시간과 날짜, 배터리 잔량 등 기본적인 정보가 표시된다. 갤럭시Z플립을 접고 전원 버튼을 두 번 누르면 1.1인치 화면에 내 얼굴이 나온다. 하지만 화면이 너무 작은 탓에 셀피가 잘 나오는지 확인하긴 사실 어렵다. 최대한 예쁜 모습이 나올 수 있도록 1.1인치 화면에 집중한 채 전원버튼 바로 아래 있는 볼륨 버튼을 누르면 찰칵 찍힌다. 볼륨 버튼을 길게 누르고 있으면 동영상도 촬영할 수 있다. 주변 지인들에게 이 기능을 소개할 때마다 다들 신기하고 귀엽다고 했지만 자주 쓸 것 같으냐는 질문엔 답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