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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메이지유신과 사대부적 정치문화]사무라이는 왜 순순히 권력을 놓았나

■ 박훈 지음,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




일본의 사무라이는 자신의 주장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군사적으로 해결하는 집단이다. 그런데도 사무라이가 지배하던 19세기 막부는 순순히 권력을 포기하고 메이지 유신을 통한 평화로운 체제 전환에 협조했다. 박훈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는 이 점에 의문을 품었다. “자신의 권력에 마지막까지 집착하여 스스로 붕괴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은가”라며 200년 이상 지속한 권력이 저항 없이 권력을 내놓은 이례적인 상황을 파고들었다.


그가 쓴 ‘메이지유신과 사대부적 정치문화’는 사무라이들의 유학 학습에 따른 ‘사대부적 정치문화’의 급격한 확산에서 그 답을 찾는다. 에도시대 말기의 사무라이는 선비(士)들처럼 ‘정치화’됐다는 것이다.



“사료상에 나타난 19세기 일본은 유교(유학), 그중에서도 특히 ‘주자학의 전성시대’였다. 즉 본래 유교에 적합하지 않은 병영국가적 성격을 갖고 있던 도쿠가와 체제는 ‘서구의 충격’ 이전에 이미 ‘유교적 영향’으로 인해 특히 정치 분야에서 동요, 변질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역사를 정확하게 보기 위해 저자는 유럽의 근대화 과정에 기반을 둔 ‘근대주의적’ 설명 틀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19세기 말에서 20세기에 이르는 ‘근세적’ 요소를 존중하는 역사연구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3만9,0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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