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틀랜타에 사는 64세의 필 클뢰어씨는 지난 8일 식료품을 사기 위해 디케이터의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 매장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점원으로부터 그가 산 식료품값 290달러를 이미 누군가가 대신 계산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클뢰어씨가 받은 영수증에는 ‘애틀랜타 천사(Atlanta Angel)’라는 서명이 쓰여 있었다.
미국 애틀랜타와 뉴올리언스의 슈퍼마켓에 기부천사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타일러 페리. 그는 자신의 고향인 애틀랜타와 뉴올리언스의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와 윈딕시 73개 점포에서 오전7~8시까지 식료품을 산 노인들의 구매비용을 대신 지불했다. 미국 전역의 식료품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취약한 노년층을 포함한 고위험군이 인파를 피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아침 일찍 문을 열고 있다. 이날 두 지역의 체인점을 이용한 노인들은 최소 3,0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로거 애틀랜타의 펠릭스 터너 대변인은 “이날 노년층을 포함한 코로나19 고위험군 고객들은 페리가 식료품값을 전액 지불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며 “우리는 이 전례 없는 대유행 전염병 사태에서 페리가 보여준 친절함과 관대함에 대해 고객들과 함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페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소외된 사람들 역시 많다”며 “나는 우리가 있는 곳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핵심을 통해 가고 싶었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어머니는 남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기다리지 말라고 말씀하셨다”며 “나는 그것을 실천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페리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멕시코 여행 중 신부전증 치료를 받은 애틀랜타의 한 부부에게 의료비를 포함해 1만6,000달러를 지원해줬고 지난주 말에도 애틀랜타 휴스턴시의 한 레스토랑에 근무하는 42시간 미만의 노동자들을 위해 1인당 500달러씩 총 2만1,000달러를 주기도 했다.
한편 그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페리는 “집에 머물러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라”며 “자신을 위해서는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