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보험이 2조3,000억원대에 매각됐다는 소식에 보험주들이 크게 치솟았다. 과도한 저평가에 시달리고 있는 보험주들의 가치가 부각됐지만 단기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생명(088350)은 전날보다 21.55%(305원) 급등한 1,7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생명(032830)이 14.48% 치솟은 것을 비롯해 미래에셋생명(085620)(7.69%), 동양생명(082640)(6.52%) 등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고 메리츠화재(000060)(9.68%)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날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보험 지분을 2조2,650억원에 100%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인수 금액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78배 수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타 생명보험사들과 비교하면 가치가 높은 편에 속한다. 이에 보험주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여기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대부분 생명보험사의 PBR은 0.1~0.2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PBR은 0.2배, 한화생명은 0.1배다. 그나마 나은 평가를 받는 손해보험 쪽은 메리츠화재가 0.6배, 롯데손해보험(000400)이 0.4배 수준이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신용 리스크와 수익성 악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보험업종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올 초 7만3,100원에 거래됐던 삼성생명은 지난달 20일 장중 3만1,700원까지 떨어져 반 토막 났다. 이후 코스피 상승과 함께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면서 보험업종의 주가는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투자업계는 이날 보험주의 급격한 반등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푸르덴셜생명이 PBR 0.78배에 매각되면서 주식시장에서 낮은 PBR로 거래되고 있는 보험 종목들의 가격이 싸다는 관점에서 주가가 움직인 것으로 추정한다”며 “다만 이번 매각으로 보험업종의 펀더멘털이 바뀌는 것이 아닌 만큼 단기적인 이벤트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