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웃집 경찰관]"민식이법 우려 있지만 공감도 많아…스쿨존 안전운행 계기 되길"

손병준 서울 중부경찰서 경장

손병준 서울중부경찰서 경장이 ‘민식이법’ 합동 단속 현장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오승현기자손병준 서울중부경찰서 경장이 ‘민식이법’ 합동 단속 현장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오승현기자



“‘민식이법’을 재개정하라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경찰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인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안전 운행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지난 7일 서울중부경찰서에서 만난 손병준 경장은 현장 근무 중 인터뷰를 위해 잠시 경찰서로 복귀했다. 3월25일 ‘민식이법’ 시행으로 중부서는 30일부터 4월3일까지 관내 학교 근처를 중구청과 합동으로 단속했고 관련 점검은 이날까지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민식이법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현장에서는 필요성을 공감하는 시민들도 많다. 손 경장은 “학교 근처에 불법 주정차나 방치된 이륜차가 많았는데 관련 점검에 나서자 호응해주는 시민들이 많았다”며 “주민분들에게 개정 법률이 시행됨을 알리고 주의를 환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민식이법은 지난해 충남 아산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 군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법으로 어린이 보호구역 내 과속 단속 카메라 등을 설치하도록 개정한 ‘도로교통법’과 교통사고 대한 처벌을 강화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의 관련 규정을 일컫는다.



손 경장은 운전자들이 부담으로 느낄 수 있는 특가법과 관련해서도 당부 사항을 전했다. 그는 “아이들의 안전이 보장돼야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다”며 “어린이 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 금지와 규정 속도인 시속 30㎞는 꼭 지켜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 중에서는 어린이 보호구역이 정확히 어디인지 모르는 운전자도 있다. 손 경장은 “어린이는 법적으로 만 13세 미만을 의미하므로 중고등학교 근처는 민식이법 대상이 아닌데 ‘스쿨존’으로 함께 규제되는 지역이라고 생각하는 운전자분들이 많다”며 “별도 표시된 노란색 신호등이 보이면 어린이 보호구역임을 의미하기 때문에 운전에 신경을 쓰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초등학교 개학이 미뤄지면서 민식이법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손 경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연기가 법 개정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린이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위해 운전자들에게 법 개정사항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때문에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통 교육을 더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고 설명했다.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이라 경찰청은 최근 민식이법 관련 사건이 벌어지면 직접 모니터링하겠다는 지침도 하달했다. 손 경장은 “사건이 발생하면 일선 조사관들과 본청이 협업해서 정확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어린이 교통사고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기에 법과 경찰의 행정력보다 운전자들의 관심이 필수다. 그는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망사고는 관할 경찰서에서 가장 무겁게 받아들이는 사안”이라며 “운전자분들이 법에 대한 우려보다 안전에 대한 관심을 키우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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