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에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 등장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대체투자운용은 올해 국내 임대주택에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신한대체투자운용은 신한금융그룹과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보험사 등 주요 기관들, 그리고 외국계 투자자 등 투자자그룹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자금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신한대체투자운용이 국내 임대주택에 투자하기 위한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국내 임대주택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부동산자산운용업계에서는 임대주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예로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외아들인 정경선 씨가 대표로 있는 HGI의 자회사인 MGRV도 부동산자산운용사와 손잡고 임대주택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MGRV는 우선 오는 6월 직접 부지를 매입한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 20여가구 규모의 임대주택 맹그로브 1호점을 선보이고, 앞으로 MGRV가 만들 임대주택의 프로토 타입을 공개한다. 아울러 MGRV는 현재 국내 기관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조성 중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수백 가구 규모의 대규모 임대주택을 선보일 계획이다.
개인들도 공모상장리츠 통해 임대주택에 투자하는 시대
또한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달 초 국토교통부로부터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영업인가를 받았다. 이지스운용은 올 상반기 중에 임대아파트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공모리츠를 상장할 계획이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 임대주택에 투자하는 첫 공모상장리츠가 된다. 앞으로 기관투자자들은 물론 개인투자자들도 공모상장리츠를 통해 임대주택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GIC도 국내 임대주택 시장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GIC는 SK D&D와 손 잡고 서초·신촌·수유 등 서울 주요 역세권을 중심으로 임대주택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GIC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서울파이낸스센터(SFC)와 강남파이낸스센터(GEC) 등 우량 오피스와 신도림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과 같은 리테일, 물류센터 등에 투자하는 등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큰 손으로 활약해왔으나 임대주택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주요 역세권 중심으로 시장 커질 듯, 다양한 성격의 돈 들어오면서 상품도 다변화
이처럼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임대주택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향후 수요층이 탄탄한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임대주택투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일본의 경우 전체 임대주택리츠 자산의 약 75%가 도쿄·오사카·아이치현 등 대도시 권역에 몰려 있다. 일본 최대 부동산회사인 미쓰이부동산이 스폰서로 참여하는 임대주택리츠 ‘니폰 어커머데이션 펀드’도 전체 자산의 85% 이상이 도쿄 23구 안에 위치하고 있다. 고가의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수요층이 탄탄한데다 일본 전체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도시 권역을 중심으로 1인 가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임대주택시장도 향후 일본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임대주택시장의 상품도 점점 더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자산운용 업계 한 관계자는 “임대주택시장에 다양한 성격의 돈이 들어오고 있다”며 “기대수익률이 다른 돈들이 몰려들고 있는 만큼 상품의 유형도 점차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