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내며 남북기본합의서를 이끌었던 정원식(사진) 전 총리가 12일 별세했다. 향년 91세.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62년부터 같은 과 조교수로 교편을 잡았다. 한국교육학회 회장, 방송심의위원회 위원장, 문교부 장관 등을 역임했고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1∼1992년 총리를 지냈다. 이후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유한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특히 고인은 총리 재직 당시 3차례 평양을 다녀왔고 남북고위급 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로 김일성 주석과 면담을 하기도 했다. 1991년 12월에는 북한 정무원 연형묵 총리와 함께 남북 화해·불가침·교류 확대 등을 골격으로 하는 남북기본합의서를 작성, 직접 서명하는 등 협상의 주역으로 활동했다. 고인은 퇴임 후 남북기본합의서와 관련 “제대로 이행됐으면 북한이 개방세계로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전교조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교사의 전교조 가입은 스스로 교권을 실추하는 행위라며 전교조 가입 해직교사들에 대한 복직 요청을 거부했다. 국무총리 서리로 재직 당시 한국외국어대에 강의를 나갔다가 학생들로부터 계란과 밀가루 세례를 받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학영 여사와 딸 정신애·은혜·수영·현주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발인은 14일 오전 8시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