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장병완·박주선·천정배·김동철·정동영 등 호남을 대표했던 다선 중진의원들이 이번 총선에 불어닥친 ‘민주당 돌풍’에 줄줄이 무너졌다.
호남 중진의원이 포진해 있던 민생당은 광주·전남·전북 선거구에서 단 1곳도 경합지역이 없는 것은 물론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도 낮은 득표율로 참패할 것으로 예상됐다.
민생당은 민주당 견제론도 있는 만큼 호남 중진 중 최소한 1~2명 정도는 생환할 것이라고 선거 전에 예상을 했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민생당 호남 중진들의 득표성적은 민주당 후보들에 크게 뒤져 아쉬운 패배가 아닌 그야말로 참패를 당했다.
민주당 후보들이 정치신인에 가깝고 이들의 인지도가 민생당 중진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생당의 성적표는 참담하고까지 할 수 있다.
전남의 맹주라 할 목포의 박지원 의원과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하던 고흥·보성·장흥·강진의 황주홍 의원도 민주당 후보에 크게 뒤졌다. 전북 전주병에 출마한 정동영 의원 역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패배했다.
민생당 중진 후보들은 대부분 4년 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옛 국민의당 녹색 돌풍을 등에 업고 당선돼 국회의원 선수(選數)를 쌓았다.
하지만 당선 이후 이들이 보여준 모습은 지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보수와 진보 사이를 오가며 지리멸렬하면서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들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다음 대선에서 ‘호남 대통령’을 만든 뒤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말까지 내놓으며 읍소했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