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앞으로 2년간 신용보증재단에 약 1,700억원을 추가로 출연금을 내게 된다. 다른 보증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지역 신보 출연금의 법정요율을 인상한 데 따른 것이다. 지역 신보는 출연금이 불어난 만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대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2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시중은행이 지역 신보에 내는 출연금의 법정 출연요율을 0.02%에 0.04%로 2년간 한시적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지역신용보증재단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14개 시중은행은 한 해 854억원씩 2년간 1,708억원을 추가로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16개 지역 신보에 출연금으로 내게 된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지역 신보는 늘어난 출연금을 2대8 비율로 나눠 코로나 대출 재원으로 확충해 쓸 예정이다.
시중은행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소상공인의 금융지원을 위해 보증기관인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 신보 등에 기준 요율에 따라 법정 출연금을 부담해왔다.
중기부는 이번 출연요율 0.02%포인트 인상으로 시중은행 출연금은 2년간 매년 854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지역 신보의 출연요율은 2005년부터 14년째 한번도 바뀐 적이 없다. 이렇다보니 지역 신보는 소상공인을 지원할 재원이 부족해 지속적으로 인상을 요구해 왔다. 게다가 신보나 기보와 비교해도 지역 신보의 출연요율은 상대적으로 낮아 인상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신보에 대한 출연요율은 0.225%, 기보는 0.135%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역신보의 보증잔액은 세 기관의 보증잔액 가운데 22%를 차지한다”며 “하지만 출연요율은 신보의 9%, 기보의 15%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중은행 부담 등이 가중될 수 있다는 여론에 막혀 계속 좌절됐다.
그러다 올들어 코로나19로 피해 소상공인이 늘어나고 긴급자금 수요가 폭증하면서 인상 쪽으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일부에서는 출연요율을 0.07%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0.04%로 절충됐다.
코로나19 특례보증과 지방자치단체 협약 보증, 일반보증 규모는 16조5,000억원으로 올해 목표로 했던 보증공급 규모인 16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중기부는 출연요율이 인상되면 지역 신보의 소상공인 보증공급 여력이 매년 6,149억원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기부는 앞서 시중은행의 출연금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작년 말부터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 등과 수차례 만나 인상 폭과 적용 시한 등을 긴밀히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 관계자는 “법이 시행되면 지역 신보의 보증 여력이 크게 늘어나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도 확대될 것”이라며 “오는 6월까지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