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사범의 부당이득 추징 과정에서 ‘손톱 밑 가시’로 꼽히는 부당이득 산정 기준을 현실화하는 방안이 재추진된다. 이는 주가 조작 등 증시교란 혐의자들이 연이어 재판에 넘겨졌으나 현행법상 부당이득 범위 산정이 어려워 추징이 쉽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해당 법 개정안을 20대 국회에서 발의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5월30일 임기를 시작으로 개정안을 재발의하고 정무위원회가 열리는대로 논의가 다시 시작되도록 힘을 싣겠다”고 10일 밝혔다. 박 의원은 주가조작범의 부당이득 책정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20대 국회에서 발의했었다. 그러나 정무위에 계류된 상태로 21대 국회 전까지 통과가 어려워졌다. 박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외부 요인으로 인한 주가 변동’을 입증하는 책임을 피의자에게 지도록 하는 것이다. 또 부당이득액 산정방식을 기본적으로 주가조작 및 부정거래로 발생한 총수입에서 그 거래를 위해 발생한 총비용을 뺀 차액으로 했다. 다만 이는 부정행위 유형별로 대통령령에서 산정방식을 정하도록 했다.
그동안 대검찰청은 주가조작 피의자를 기소해도 재판에서 범죄수익 추징 액수가 지나치게 낮게 정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금융당국 등과 협의해 법 개정을 추진했다. 다만 법 개정은 정부 발의가 아닌 박 의원을 통한 의원 발의로 추진했다. 정부 발의가 시간상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행법은 시세조종 등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그동안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는 인정돼도 부당이득액 산정기준이 불명확해 “‘불상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판결을 내려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당이득 규모를 규정할 수 없어 그에 따른 추징금이나 과징금을 부과하지 못하거나 하더라도 낮은 금액만 부과하게 된 것이다. 일례로 지난 2014년 ‘황우석 테마주’로 주목받은 코스닥 상장사 홈캐스트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홈캐스트 전 최대주주 장모(51)씨 등 일당은 26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가 인정돼 지난 달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됐으나 추징금은 9,200만원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