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갈등 논란으로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수역 주점 폭행’ 사건의 당사자 남녀 모두에 대해 검찰이 벌금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배성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결심 공판에서 A(여)씨에게 벌금 200만원, B(남)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11월 13일 오전 4시경 서울 이수역 인근의 한 주점에서 서로 폭언·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사건 이후 인터넷에 남성으로부터 혐오 발언을 들었다는 글과 붕대를 감고 치료를 받고 있는 사진을 올려 ‘여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B씨 측은 당시 A씨 일행이 먼저 욕설과 함께 시비를 걸었다고 반박했다.
이들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사건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젠더 갈등으로 불거졌다.
검찰은 당시 CCTV와 휴대전화 영상,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해 양측 모두 주점 내부에서 서로 폭행하고 모욕한 것으로 결론냈다. 주점 밖 폭행도 서로 상해를 입힌 것으로 봤다.
이에 두 사람을 모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상해, 모욕 등 혐의로 기소했다.
A씨와 B씨의 변호인은 모두 폭행과 모욕 혐의는 인정하고, 상해죄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A씨의 변호인은 “모욕과 공동폭행에 대해서는 뉘우치고 있다”며 “다만 상해 혐의와 관련해서는 신체적 차이와 행위 등을 보면 B씨에게 상해가 발생했는지 다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고, 이에 따라 이미 사회적으로 수십번 처벌을 받았다”며 “아무리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더라도 하지 않은 행위의 책임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B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술을 마시러 갔다가 갑자기 난생처음 듣는 욕설을 듣고 폭행당해 소극적 대응을 한 것”이라며 “당황해 자리를 피하려 했는데 쫓아오는 바람에 벗어나려다 불상사가 생기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상해를 가한 적 없고, 그게 상해라 하더라도 정당방위 등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말했다.
B씨는 최후진술에서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앞으로 신중하게 행동해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추후 서면으로 최후진술을 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 사건의 선고는 다음달 4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