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금배지들도 좋아하는 '한강조망권'...국회에도 '명당'이 있다

21대 국회 개원 앞두고 쟁탈전

국회 분수대·한강공원 조망권에

이동도 편리한 6~8층이 '로열층'

대통령 나온 325·328호도 선호

제21대 국회 개원을 앞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관계자가 의원회관 의원실 입주현황을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제21대 국회 개원을 앞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관계자가 의원회관 의원실 입주현황을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낙선자들이 의원회관에서 방을 빼면서 ‘명당’을 점하려는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국회 의원회관의 명당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일조량·조망권이 확보되고 너무 높지 않아 이동이 편리한 로열층, 그리고 역대 대통령 또는 국회의장 등이 쓰던 ‘기운이 좋은’ 방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6~8층, 그중에서도 국회 잔디밭과 분수대가 내려다보이는 의원회관 전면, 그리고 한강 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후면 의원실이 로열층으로 꼽힌다. 20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박병석·김진표·추미애 의원, 미래통합당의 김무성·정병국·주호영 의원, 무소속의 서청원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주로 이곳을 차지했다. 각 당은 현재 선수별로 수요조사에 돌입했으며 같은 선수에서 선호하는 방이 겹칠 경우 나이 순으로 우선 배정하고 있다. 4선의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7층 로열층을 선점하는 데 성공했다. 원내에 새로 입성하는 당선자들은 선수가 높은 ‘선배 의원’들이 배정받고 남은 방에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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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 선호하는 로열층이 아닌 제각기 다른 이유로 특정 층과 방을 선택하는 의원들도 있다. 의원회관 10층은 최고층으로 탁 트인 시야를 자랑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대부분의 의원들이 기피하는 층이다. 그러나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꼭대기 층이지만 엘리베이터와 바로 붙어 있어 접근성도 좋은 1001호를 사용하고 있다. 또 10층은 경호가 용이하다는 이유에서 탈북민 출신인 태구민(태영호) 통합당 당선자와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자가 배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역대 대통령 등이 거쳐 간 곳도 기를 받기 위한 명당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이 썼던 325호가 대표적이다. 층수가 낮아 조망권이 전혀 확보되지 않지만 재선에 성공한 권칠승 의원은 325호실을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사용할 계획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쓰던 454호도 명당으로 꼽힌다. 454호는 이만섭 전 국회의장도 거쳐 간 방으로 두 명의 국회의장을 배출한 셈이다.

의원실에서 근무하던 보좌진이 21대 국회에서 줄줄이 당선된 새로운 명당도 있다. 바로 328호다. 328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쓰던 방으로, 김 전 대통령이 김근태 전 의원에게 물려줬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김근태 전 의원실 출신으로 김 전 의원을 보좌했던 허영·박상혁·김원이·기동민 의원이 모두 당선돼 국회의원실에 둥지를 틀게 됐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김근태 전 의원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유 사회부총리는 최근 328호에서 동고동락했던 당선자들을 모아 함께 축배를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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