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문희상 “이명박·박근혜 사면, 겁내지 않아도 돼”

[국회의장 퇴임 기자간담회]

"통합의 방향으로 전환해야" 강조

"외교도 적기" 한일관계 회복 주문

21대 국회 과제론 ‘권력구조 개헌’ 꼽아

"‘검찰개혁’ 기쁘고 ‘아빠찬스’ 아쉬워"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연합뉴스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연합뉴스



20대 국회 후반기를 이끌었던 문희상 국회의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177석이라는 압도적인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반대 진영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화합의 정치를 대통령에게 주문한 것이다.

문 의장은 21일 국회 사랑재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어 “21대 국회의 성공적 작품 가지고 과감하게 통합의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화합의) 적기라고 생각한다. 그중에는 물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정농단과 국정원 특수활동비 뇌물 수수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뇌물 및 국고손실 혐의 등으로 35년형을 구형받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횡령과 뇌물 혐의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문 의장은 “모든 지도자가 초반에 적폐청산을 가지고 시작하는데, 이것이 지루해지면 정치보복의 연장이라고 말하는 세력이 늘어나고 개혁 자체의 동력이 상실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걸(사면) 하라는 게 아니다. 판단은 대통령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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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장은 외교관계에 있어서도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외교도 적기라고 생각한다.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이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수출규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일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문 의장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말 한국 기업, 일본 기업 그리고 양국 국민의 성금을 토대로 한 ‘1+1+α’ 징용 배상안을 제안했다.

21대 국회의 첫 번째 과제는 ‘개헌’이라고 꼽았다. 문 의장은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를 언급하며 “제왕적 대통령제가 문제가 됐다. 비선 실세를 확실하고 역사적으로 응징해야 한다면 제대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헌해야 한다. 국무총리의 권한을 보장하면서 책임총리제로 하자는 게 나의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취임 중 가장 잘한 일로 ‘검찰개혁 통과’를 들었다. 그는 “세 분 대통령(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문 대통령)의 한결같은 꿈이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였다. 그래서 책임지고 올라가서 방망이를 두들겼다(법안을 통과시켰다)”고 했다. 또 ‘아빠 찬스’로 논란이 된 아들 문석균 전 민주당 의정부 지역위원장이 공천을 받지 못한 사실을 언급하며 “아들을 출세시키려고 아버지를 이용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제일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김인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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