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계 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카카오(035720)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택시 기사들이 “카카오모빌리티가 소속 택시회사에서 운영하는 ‘카카오T블루’에만 좋은 콜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플랫폼 택시 발전 및 독점적 지배시장 개선을 위한 세미나’에서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카카오의 콜 몰아주기는 합리적인 의심”이라면서 “카카오가 택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택시업계의 의혹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인공지능(AI) 기반의 배차 시스템에 의해 콜이 배정되기 때문에 특정 서비스나 차량에 우선 순위를 두거나 인위적으로 콜을 배정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AI 배차 알고리즘은 더 빠르고 정확한 매칭을 위해 △택시 예상도착시간(ETA) △기사평가 △기사 배차 수락률 △기사 운행 패턴 △실시간 교통상황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분석·적용하고 있다.
의혹1. 빈 차 많은데 멀리 있는 블루가 배차된다 |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는 AI 배차시스템상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일 뿐 인위적인 배차로 인한 결과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카카오T 앱의 AI 배차시스템은 승객과 택시가 단순히 거리상으로 가깝다고 우선 배차하지 않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에서는 이를 ‘택시예상도착시간(ETA)’이라고 하는데, 이는 직선거리로 가까이 위치해 있더라도 유턴을 해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 있는 등 ‘택시가 승객에게 얼마나 빨리 도착할 수 있는가’를 뜻한다.
아울러 배차 시 서비스 질도 고려하기 때문에 두 대의 택시가 같은 ETA 반경에 있더라도 승객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택시가 배차에 유리하고, 승객이 ‘만나지 않기’를 설정한 기사는 ETA 반경 안에 있어도 배차되지 않는다.
의혹2.블루에만 장거리 콜 몰아준다 |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승객 입장에서도 호출한 콜을 빠르게 배정 받기를 원한다”면서 “특정 차량에 인위적으로 콜을 배정한다면 승객의 배차 후 취소율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체 서비스 품질이 낮아지고, 결국 승객 만족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오는 인위적인 배차는 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의혹3. 일반 중형 택시 불렀는데 블루를 탄다 |
하지만 카카오T블루는 해당 서비스를 호출하는 승객이 없을 때는 일반 호출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중형 택시를 부른 승객에게도 카카오T블루가 배차될 수 있다. 카카오T블루는 택시 호출 시 승객이 추가 콜비(최대 3,000원)를 부담하더라도 자동배차 택시를 원하는 경우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카오T블루가 일반 호출을 수행할 때는 서비스 이용료가 별도로 부과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업그레이드’라는 용어로 안내하는 것”이라며 “AI 배차 시스템은 일반 호출 수행 시 카카오T블루를 일반 중형택시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 AI는 카카오T블루와 일반 중형택시를 동일 선상에 놓고, 기사 평가나 호출 수락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배차한다. 만약 호출 거절 이력이 많은 택시라면 AI는 수락 확률이 낮은 차량으로 인지한다. 이밖에 AI는 그동안 택시가 수락했던 콜을 바탕으로 택시마다 선호하는 운행 지역을 파악하고 이를 알고리즘에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