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을 둘러싼 후원금 유용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제 강제동원 군인, 노무자, 위안부 등 한국인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단체인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도 윤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양순임 유족회 회장은 1일 인천시 강화군 선원면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견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연의 전신)의 그동안 행태에 대해서 이용수 할머니가 한 말이 다 맞다”며 “윤미향이 거짓말만 안 했다면 지켜보려고 했는데, 거짓말을 하니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고(故) 김양엽 할머니의 아들 등 피해자 유가족 2명과 함께 나온 양 회장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정대협과 윤미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피해자 중심의 단체가 아니라 권력 단체가 돼 단체를 살찌우는 데 혈안이 돼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고 김학순 할머니를 비롯한 3명의 위안부 등 총 35명의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원고단이 일본으로 건너가 한일협정 이후 최초의 대일소송을 벌일 때만 해도 정대협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이후 윤미향 등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정대협을 만들어 할머니들에게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요구로 ‘위안부 생활안정지원법’이 제정돼 이들을 위한 주거 해결책이 만들어졌고, 위안부 자진신고기간에 따라 모두 242명의 위안부 피해자가 정부에 공식 등록됐다”며 “정대협이 그 ‘위안부’ 명단을 확보해 위안부 주거 문제 해결을 정대협이 주도해 만든 것처럼 모든 공적을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양 회장은 또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도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유족회는 30년 전부터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 활동을 해 왔으며 50여명을 보건복지부에 등록시켰지만 이분들 한 푼도 지원 받지 못했다”며 “오로지 정대협이 독차지했다”고 했다.
윤 의원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유언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 회장은 “죽으면 망향의 동산에 묻어달라는 고 강순애 할머니의 유언을 정대협이 무시했다. 강 할머니는 결국 납골당에 안치됐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은 생전에 정대협과 윤미향을 무서워했다. 정부가 더는 이 단체에 대한 지원금을 보내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돈과 연관된 문제도 있다”며 “국회의원 배지 그게 뭐라고 이렇게 하나. 그런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양 회장은 “30년간 위안부 문제를 악용한 윤미향 의원은 즉각 사퇴하고 당초 목적에서 이탈하고 또 하나의 시민 권력이 된 정의기억연대는 즉각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배석한 이종납 공보위원장도 “왜 윤미향은 그 많은 돈을 받아 사리 사욕을 챙기나. 진짜 받아야 할 사람들은 못 받는데”라며 “TV보고 너무 화가 나서 나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을 전후해 군인, 군속, 노무자, 여자근로정신대, 일본군 위안부 등으로 강제로 끌려간 한국인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이 모여 1973년 만든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