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씨티그룹이 앞으로 금융시장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기업 고객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자금을 마련해 두라고 경고했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놀로 팔코 씨티그룹 투자은행(IB)부문 공동대표는 “우리는 시장이 현실보다 훨씬 앞서있다고 느낀다”며 “가격이 더 나아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고객들에게 할 수 있다면 시장의 반응을 보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4분기가 되면서 우리는 고통과 그에 따른 부수적인 영향을 보기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것이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다”고 덧붙였다.
팔코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상황부터 나왔던 V자 반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시장은 V자 (모양의 회복)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데다, 모두가 업무에 복귀하며 괜찮아 질 것이라고 한다”면서도 “솔직히 그렇게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팔코 대표 외에도 전문가들은 현재의 증시 반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하락세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달 미 CBS에 출연해 “경제는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회복 과정이 내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우리는 정말 모른다”고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경제 회복과정이 내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발언은 미 경제의 신속한, 이른바 ‘V자형’ 반등을 약속하지 않으려고 주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지난달 8~12일 실시한 조사에서 68.3%가 경기 회복이 나이키 상징인 ‘스우시’(Swoosh) 마크 형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큰 폭으로 떨어진 뒤 회복은 ‘V자형’이나 ‘U자형’보다 훨씬 더딘 ‘나이키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