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을 하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혐의로 기소된 래퍼 장용준(20·예명 ‘노엘’) 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장씨는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의 아들이다.
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1단독 권경선 판사 심리로 열린 장씨의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장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술에 취해 정상적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고,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은 상태에서 제한 속도를 초과해 운전하는 등 죄가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자신이 아닌 A씨가 사고 당시 운전한 것으로 속여 책임을 회피하려 했고, 국가의 사법행위를 적극적으로 저해해 죄가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중하지 않고 이후 합의한 점, 사건 당일 수사기관에 자수하고 보험사기 범행의 경우 미수에 그친 점, 이 사건 이전 형사처벌을 받은 경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선고는 장씨가 지난 1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범인도피교사,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지 약 5개월 만이다. 앞선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장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장씨는 지난해 9월 7일 오전 2~3시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로 차를 몰다가 오토바이와 충돌한 혐의, 사고 직후 지인 A(29)씨에게 연락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혐의, 보험사에 ‘A씨가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며 허위신고를 한 혐의를 받았다.
한편 장씨의 부탁을 받고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한 A씨는 범인도피·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이날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또 재판부는 장씨와 같은 승용차에 타고 있던 B(25)씨에게 음주운전방조,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방조 등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이 끝나고 법정을 나서는 장씨에게 취재진은 ‘항소할 것이냐’, ‘피해자에게 할 말 없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장씨는 이에 답하지 않은 채 검은색 승합차를 타고 법원 청사를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