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위터는 폭력을 선동하며 ‘안티파’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밝혔던 트위터 계정은 사실 백인우월주의 단체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발표했다. 트위터는 이 계정을 삭제했다. 안티파란 극우파에 맞서는 극좌파를 뜻하는 용어다.
트위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 계정은 플랫폼 조작·스팸 정책을 위반했고 가짜 계정을 만들었다”며 “이 계정이 폭력을 선동하는 트윗을 올리고 트위터 규칙을 어겨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 계정의 팔로워는 수백 명뿐이었다. 하지만 CNN은 이는 온라인에서 좌파 운동가 행세를 하며 미국 내에서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추구하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 가짜 계정은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도시를 파괴하자거나, 주택가로 이동하자 등의 트윗을 올렸으며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트위터는 이 계정이 백인 우월주의 단체인 ‘유로파정체성(Identity Evropa)과 연계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백인들이 그들의 인종과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트위터는 유로파정체성과 연계된 다른 가짜 계정들도 폐쇄했다고 덧붙였다. CNN은 우파가 가짜 안티파 계정을 만드는 현상은 현재의 시위 사태보다 앞서 있다고 지적했다.
안티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하며 잘 알려졌다. 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남성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뒤 전국적으로 시위가 발생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의 배후에 ‘급진적 좌파’와 ‘안티파’가 있다고 발언하며 이념 논쟁에 불을 붙였다. 다만 전날 워싱턴포스트(WP)는 안티파에 대한 책을 저술한 작가 마크 브래이를 인용, “안티파는 조직이라기보다는 극우 파시스트에 저항하는 이념에 가깝다”며 “안티파가 최근 확산 중인 폭력 시위를 배후 조종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일부 도시에서 안티파라는 명칭을 내건 급진 단체가 존재하긴 하지만 이들의 수는 5~15명에 불과해 전국적인 규모의 폭력 시위를 촉발할 능력은 없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