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코로나·저금리에…가계 신용대출도 쑥

[또 다른 경제 뇌관 '부채']

지난달 1조 이상 증가 114.6兆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 신용대출이 1조원 넘게 늘어나며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부동산대출 규제 강화로 급전을 마련하려는 수요에 더해 저금리로 돈을 빌려 증시에 투자하려는 수요까지 겹치면서 신용대출은 예년보다 2배 가까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114조6,858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689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은 올 3월 한 달 만에 2조2,409억원 늘며 역대급 증가세를 보인 후 4월(4,974억원)에 주춤했다가 지난달 다시 크게 늘었다.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본격화한 3월 이후 가계 신용대출은 매달 가파르게 늘고 있다. 3~5월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매달 1년 전보다 12% 넘게 늘어 통계 집계가 가능한 2017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 기간 신용대출의 평균 증가율은 12.7%로 최근 3년(2017~2019년) 평균 증가율(7%)의 2배에 이른다. 전달 대비 증가액으로 봐도 평균 1조2,691억원으로 예년 평균(5,154억원)의 2.5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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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인 급증 배경으로는 여러 가지 요인이 꼽힌다. 코로나19 여파로 자금 사정이 나빠진 가계와 영세소상공인이 긴급한 사업·생계자금으로 신용대출을 끌어다 썼다는 게 첫 번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생활비뿐 아니라 직원 월급이나 임차료 등의 고정비용을 개인 신용대출로 급하게 충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대출 규제 강화로 막힌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조8,805억원으로 올 1월 이후 가장 적었다.

금리가 0%대로 떨어지자 고수익을 좇아 신용대출로 주식투자자금을 조달하는 수요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3월 이후 한국 증시에서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와 신규 개설 계좌 수는 연일 기록적인 증가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의 용도까지 파악할 수는 없지만 증시자금으로 흘러가고 있을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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