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 사망 사건’으로 촉발돼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폭력 시위에 대해 강경 진압 방침을 천명한 가운데 당국이 워싱턴DC 주변의 경비 강화에 나섰다. 특히 29개 주에 이라크 등 해외 3곳에 파병된 병력에 맞먹는 1만8,000명의 주방위군이 투입되는 등 시위와 관련된 군 투입 규모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군 당국자가 국방부와 워싱턴DC 주변 기지들에 대한 병력 방호 수준을 높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조지프 렝겔 주방위군 사령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날 밤 시위 상황과 관련해 “전체적으로 시위는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디애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주에 있던 1,500명의 주 방위군 병력이 워싱턴DC에 추가 투입된다고 밝혔다.
주방위군에 따르면 워싱턴DC에서 연일 격렬한 항의시위가 벌어지면서 이곳에 주방위군 1,300명이 투입됐고, 전날 밤에는 유타와 뉴저지지 병력 일부도 워싱턴DC 시위 현장에 합류했다.
렝겔 사령관은 또 1만8,000명의 주 방위군 병력이 현재 29개 주(州)에서 지역 내 법 집행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는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 CNN방송은 “이번 시위 사태에 따른 주 방위군 투입 규모는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병력과 거의 동일하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주 정부들이 너무 약하게 대응한다는 불만을 표시하며 주지사들이 주 방위군을 동원하지 않으면 대통령 권한을 활용해 자신이 직접 군대를 배치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백악관 비밀경호국(SS)도 백악관 주변 도로들을 통제하며 보안 강화에 나섰다고 CNN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 주변에 8피트(2.43m) 높이의 쇠 울타리도 설치되고 있다. 이는 대통령 취임식처럼 경호 수준이 높은 행사 기간 설치되는 것처럼 뚫릴 수 없어 보였다고 CNN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 후 경비 병력이 시위대를 흩어놓으며 확보한 길을 통과해 라파예트 공원 건너편의 세인트존스 교회를 찾은 바 있다.
한편, 주방위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지원을 위해 투입된 병력 4만2,000명을 합치면 전국적으로 소집된 병력은 6만6,700여명에 달한다며 이는 국내 사태 대응에 동원된 역대 최대 규모의 병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