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K바이오 ‘투톱’ 삼바·셀트리온3형제, 시총 100조시대 활짝

삼바 주가 80만원 넘어 사상최고

셀트리온도 네이버 꺾고 시총4위

증권가 "실적성장 가시화에 훨훨"

투톱 PER, 코스피 크게 웃돌지만

바이오 투자자 의존 더 높아질듯




‘K바이오’의 쌍두마차로 거론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셀트리온(068270) 3형제(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셀트리온제약(068760))의 합산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외 증시가 다시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가 80만원을 넘기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셀트리온 역시 52주 신고가 행진을 펼치면서 네이버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4위로 올라섰다. 증권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이들 종목의 실적 성장이 가시화한 것이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국내 대표 신산업 중 하나인 바이오·헬스케어 부문이 글로벌 초저금리 국면에 따라 주도주로 부상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바이오 같은 신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유동성이 늘수록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K바이오 2톱’ 시총 5개월 새 2배 껑충=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보다 5만8,000원(7.76%) 오른 80만5,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53조2,628억원으로 뛰며 2위 SK하이닉스(62조258억원)와의 격차를 약 9조원으로 크게 좁혔다.

셀트리온도 이날 9,500원(3.30%) 상승한 29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비대면’ 대장주로 거론되는 네이버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총 4위로 등극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1·2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각각 2%, 0.97% 오르며 코스닥이 1.45%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상승 마감했다. 이들 셀트리온 계열 3개사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총 61조1,940억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합치면 총 114조4,568억원이다. 이들 회사가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의 6.5%를 점유한다. 올해 초만 해도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 3형제를 합친 시가총액이 60조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바이오 2톱의 몸값이 5개월 만에 2배가량 불어난 셈이다.


◇코로나19 이후 성장성 ‘퀀텀점프’=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계열 3개사의 주가가 도약한 계기는 코로나19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4월10일 미국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와 지난해 매출액의 62.98% 수준에 달하는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후 40만원대에서 50만~60만원대로 뛰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 개발에 나서기로 한데다 지난해 11월 미국에 트룩시마를 출시하는 등 바이오시밀러 사업도 순항하면서 기대치가 높아졌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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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다케다의 아태지역 프라이머리케어 사업을 3,324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한 것도 호재로 읽힌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인수에 대해 “바이오시밀러 회사에서 케미칼의약품까지 아우르는 종합 제약사로 첫발을 내디뎠으며 기존에 강점이 있던 미국과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실적 상승 역시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2,28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149.07% 늘어난 액수다. 셀트리온 역시 지난해보다 64.4% 늘어난 6,216억원을 영업이익으로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실적 성장이 뚜렷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신산업으로 몰리는 유동성=이들 바이오 ‘주도주’ 약진의 배경에는 성장성과 함께 유동성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194.7배와 76.5배로 코스피(12.55배)를 크게 웃돈다. 그러나 초저금리 환경에서 이자율(할인율)이 계속 낮게 책정되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 탄력성 역시 높아지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기업가치는 미래에 기업이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되는 현금흐름을 할인율로 나눠 계산한다. 그러나 바이오처럼 미래 성장 기대가 높은 산업에선 미래에 벌어들일 수익에 대한 기대 역시 높기 때문에 할인율, 즉 유동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주요국 중앙은행이 돈을 많이 풀면서 초저금리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며 “금리가 낮게 유지되고 유동성이 공급되면 성장주가 주목을 받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바이오 외에 국내 미래 유망 종목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의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SK바이오팜 등 바이오 대형주가 상장할 경우 바이오 섹터가 본격적으로 유가증권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국내 경제는 전통산업 위주다 보니까 투자자들이 느끼는 목마름이 심하다”며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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