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재개되는 세계 최고 인기의 축구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누가 우승하느냐는 관심사가 아니다. 우승은 이미 리버풀이 예약해놓았다. 27승1무1패(승점 82)로 2위 맨체스터 시티(28경기 승점 57)와 25점 차라 역전은 불가능에 가깝다. 18일 맨시티가 아스널에 지고 22일 리버풀이 에버턴을 이기면 시즌 재개 첫 주에 리버풀의 우승이 확정된다. 리버풀의 승점은 85가 되는데 맨시티는 남은 9경기에서 전승하더라도 승점 84에 머물기 때문이다.
30년 만의 잉글랜드 1부리그 제패를 눈앞에 둔 리버풀은 우승 자체보다는 우승과 관련한 예상 기록들 때문에 더 기대를 모은다. 한 시즌 최다승(32승)과 최다승점(100포인트), 2위와 최다승점 차(19점) 기록을 모두 맨시티가 가지고 있는데 리버풀이 이 기록을 모두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중단 이전의 전력을 유지할 경우라는 전제가 따른다.
‘어차피 우승은 리버풀’이라는 분위기 속에 잔여 시즌 관전 포인트는 4위 다툼 쪽으로 기울고 있다. 4위 안에 들어야만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챔스는 돈과 명예의 리그다. 32강 조별리그에만 들어도 팀당 1,525만유로(약 207억원)가 주어지고 16강 진출팀은 950만유로(약 129억원)를 추가로 받는다. 현재 4위 첼시(승점 48)가 5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3점 앞서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6위 울버햄프턴과 7위 셰필드(이상 승점 43), 8위 토트넘(승점 41)에도 희망이 있다.
시즌 재개 직후 가장 주목되는 경기도 4위 다툼과 직결되는 한판이다. 토트넘은 20일 오전4시15분 맨유를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불러들인다. 석 달 간의 코로나 휴식기 동안 주포 해리 케인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하고 손흥민도 수술받은 팔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등 토트넘은 필승 준비를 마쳤다. 기초군사훈련으로 병역 의무까지 이행한 손흥민과 관련해 최근 현지 매체를 통해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흘러나온 점도 경기에 대한 관심을 더욱 끌어올린다. 손흥민의 시즌 성적은 32경기 16골 9도움(리그 21경기 9골 7도움). 4골을 보태면 두 시즌 연속 시즌 20골을 달성한다. 리그 네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까지는 1골만을 남겼다. 손흥민은 앞서 현지시간 12일 노리치시티와의 홈구장 연습경기(1대2 토트넘 패)에서 30분간 뛰며 맨유전을 준비했다.
4위 다툼만큼이나 잔류 전쟁도 당사자들의 피를 말린다. 시즌 종료와 함께 18~20위는 다음 시즌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되는 가운데 현재 18~20위는 본머스(승점 27)와 애스턴 빌라(승점 25), 노리치(승점 21)다. 18위 본머스에 골득실에서 조금 앞설 뿐 승점이 같은 16위 웨스트햄과 17위 왓퍼드도 매 경기 승점 3 획득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잔여 시즌 본머스를 상대할 팀들의 평균 순위는 8.2위다. 웨스트햄과 왓퍼드는 각각 11.3위와 10.1위다. 본머스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서 1부 잔류 막차 티켓 전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제이미 바디(19골·레스터시티)와 피에르 오바메양(17골·아스널), 세르히오 아게로(맨시티), 모하메드 살라(이상 16골·리버풀)의 득점왕 대결도 흥미롭다. 첫 수상을 노리는 바디를 득점왕 경험자들이 위협하는 구도다. 아게로는 2014~2015시즌 득점왕이고 오바메양과 살라는 지난 시즌 공동 득점왕을 나눈 사이다. 살라는 2017~2018시즌부터 시작해 세 시즌 연속 득점왕의 대기록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