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잇따라 발생한 것과 관련해 , 중국의 한 과학자가 연어를 손질한 도마에서 코로나가 검출됐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연어를 익혀 먹는 게 좋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이다.
쩡광(曾光)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과학자는 한 중국 매체를 통해 베이징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베이징 시민은 당분간 연어로 날로 먹어선 안 된다”면서 “사람이 연어에 감염됐는지 등에 대해 아직 밝혀지지 않아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연어는 익혀 먹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쩡광 다만 “향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며칠간 증가했다가 통제된다면 이는 기세가 갑자기 꺾이는 형태의 2차 유행이며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또 “베이징은 제2의 우한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바이러스가 전국의 많은 도시에 퍼지거나 도시를 봉쇄할 필요까지는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보건당국도 이같은 논란에 불을 지폈다. 베이징시 당국은 “바이러스의 유전자 서열이 유럽에서 온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입 연어가 유통 과정에서 오염된 것인지, 도마 관리가 되지 않은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 발언 덕분에 요식업계는 울상이다. 중국에서는 일부 지역 슈퍼마켓들이 수입산 연어 판매를 중단하거나 초밥이나 덮밥 등에 생연어를 많이 쓰는 일본 음식점은 손님이 끊기면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중국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연어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일자 베이징 외에도 항저우(杭州), 청두(成都) 등 중국 각지의 시장과 마트는 줄줄이 연어 판매를 중단했다. 후난(湖南)성 최대 수산시장도 매대에서 연어를 치웠다. 베이징과 광둥(廣東)성 등 5개 성·시는 대대적인 식품 안전 검사를 벌이는 중이다.
연어 논란에 우리 정부도 촉각을 곧두세우면서 중국의 주장에는 반신반의 하는 모습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도 정례브리핑에서 “수입연어 절단에 쓴 도마에서 바이러스를 확인했으나 어떤 수입연어로 인한 오염인지 혹은 해당 연어를 취급한 종사자의 분비물이 오염된 것인지 등 더 명확한 조사가 진행돼야 환경검체가 왜 오염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중국 당국의 조사 결과들을 모니터링하며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과 누리꾼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바이러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포유류에서 어류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는 없다”고 잘게 말했다. 물고기 자체로 감염된 것이 아닌 감염된 사람을 거쳐 바이러스가 검출됐을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한 보건 전문가는 “연어가 어떤 동물들하고 같이 보관됐는지 도마가 연어 이외에 다른 동물들을 절단하는 데도 쓰였는지 등을 조사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도 “이제는 하다하다 연어 탓이냐”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이번 주 들어 중국 베이징에서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베이징시 당국은 “비상 시기에 진입했다”며 최소 수만 명의 대규모 코로나 핵산 검사를 예고했다. 이에 랴오닝(遼寧)성, 산둥(山東)성 등 주변의 일부 도시는 베이징 방문을 금지했다.
앞서 베이징 중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남서쪽으로 10㎞ 떨어진 펑타이(豊臺)구 신파디(新發地) 시장 내 수입 연어를 자른 도마 등 해산물과 육류 40개 샘플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시장은 베이징 농수산물의 80%를 공급 최대 수산물시장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이 베이징에서 재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된 연어의 수입을 중단하면서 유럽 공급업자들의 주가가 하락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