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까지 우리 부동산에서만 실제 계약한 건만 7~8건입니다. 매물 목록 정리를 못할 수준이예요.”(김포한강신도시 운양동 공인 중개업자)
6·17부동산 대책이 발표된지 불과 하루가 지났지만 수도권 부동산 시장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규제를 피한 김포·파주·천안 등에서는 거래량과 호가, 실거래가가 오르며 시장이 들썩인다. 반대로 규제지역에 묶인 대전이나 안산 단원구 등에서는 “서민들의 실거래를 막는 날벼락 대책”이라는 성토가 들끓고 있다. 투기를 억제하고 실수요자를 지원한다는 게 6·17대책의 취지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풍선효과의 조짐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김포한강신도시내 부동산을 찾아 확인한 결과 김포도시철도 역세권을 중심으로 대책 발표 이후 실거래가가 2,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운양동 반도유보라2차의 전용 59㎡는 지난달 10층 매물이 3억4,200만원에 거래됐지만 대책이 발표됐던 지난 17일자로 3억6,700만원에 실거래 등록됐다. 호가는 이날 4억까지 올랐다. 전용 84㎡가 3억대 후반에 거래되던 파주시 와동동 해솔마을7단지롯데캐슬은 현재 매매 시세가 4억1,000만원으로 올랐다.
풍선효과 신호는 지방까지 퍼지고 있다. 이번 6·17 대책의 지방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천안과 아산에서는 대책 이후 부동산 매수 문의가 2배 이상 늘고,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규제로 묶인 지역에서는 탄식과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대책 발표 하루 사이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6·17 대책과 관련한 13건의 청원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졌다. 대부분 ‘서민들의 집장만 꿈을 깨버렸다’는 내용이다. 5년전 1억7,000만원에 산 인천 계양 아파트에 거주하며 검단에 신규 분양을 받았다는 청원인은 “5년째 지금 집값은 그대로인데 지금 사는 계양은 조정대상지역, 분양받은 검단은 투기과열지구가 됐다”며 “지금 사는 집도 못팔고, 가려는 곳의 LTV마저 줄어 잔금을 못내면 수천만원 손해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전세자금 대출 회수, 2년 거주 의무, 6개월 이내 전입 등의 규제가 새로 나오면서 결국 이번 대책의 최대 피해자는 실수요자”라며 “현금을 가진 이들만이 집을 살 수 있게 되는 만큼 규제 지역이나 내용에 대한 조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흥록·권혁준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