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수출 감소가 넉 달째 이어지고 있다. 수출 역성장 폭이 글로벌 봉쇄(록다운)가 절정을 이뤘던 지난 4~5월에 비해서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미국 등 주요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해 수출 부진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통관 기준 수출액은 250억달러(잠정)로 1년 전보다 7.5% 감소했다. 비교 대상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조업일수가 더 늘었음에도(14.5일→16일) 수출액은 줄었다. 그만큼 수출상황이 악화했다는 뜻이다. 실제 조업일수를 감안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15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18억7,000만달러보다 16.2% 감소했다. 이달 20일 현재 누적 수출액은 2,265억달러로 1년 전보다 10.9% 축소됐다. 누계 무역수지는 75억달러 흑자를 냈다. 수출 못지않게 수입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품목별로 보면 주력제품인 반도체(2.6%)와 선박(35.5%) 수출이 증가했지만 승용차(-36.7%), 석유제품(-40.9%), 가전제품(-14.9%)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14.5%) 수출이 늘었지만 미국(-10%), EU(-13.9%), 베트남(-8%), 일본(-16%) 등 대부분의 국가는 줄었다.
올해 초 창궐한 코로나19는 3월 우리나라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3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0.7% 줄어들더니 4월(-25.1%)과 5월(-23.6%) 연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당시 미국과 유럽 등 각국의 봉쇄조치가 이어지면서 현지 소비가 줄자 우리 주력제품의 수출이 급감하는 식으로 직격탄을 줬다.
이후 일부 국가가 경제활동을 부분적으로 재개하면서 수출 타격이 진정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남북미 대륙을 중심으로 확진자 증가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을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당일 전 세계에서 18만3,020명 늘며 하루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만 하루 새 3만6,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4~5월 때만큼은 아니겠지만 3·4분기에도 마이너스 수출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면서 “다만 코로나19 상황이라 하더라도 글로벌 교역은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만큼 개선될 여지는 있다”고 예상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