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ADD)가 경어뢰 등 일반 무기 개발을 민간에 넘기고 북한 핵 위협 등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첨단 무기 개발에 집중한다.
방위사업청은 26일 ‘제128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국방 연구개발사업 주관기관 조정방안’을 보고했다.
이날 보고된 조정방안에는 올해 ADD가 주관할 예정이었던 무기체계 연구·개발사업 4개를 업체 주관으로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방사청은 “급격한 기술 변화와 급변하는 안보 환경을 고려할 때 ADD의 일반 무기 개발 사업을 민간에 이양할 필요가 있다”며 “핵심기술 개발과 비닉(비공개) 사업에 연구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DD가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4차산업혁명 기술인 인공지능(AI) 등의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ADD 관계자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해소가 최우선 과제이고,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반 무기 체계 개발을 과감하게 민간에 이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청은 지난해 9월부터 ADD, 업계 등과 협의를 통해 올해 착수 예정인 사업 8개의 주관기관을 ADD에서 업체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중 업체 주관으로 조정된 사업은 △KVLS-Ⅱ(한국형수직발사체계) △경어뢰 성능개량 △130㎜유도로켓-Ⅱ △장거리 공대지유도탄(2차) 사업 등 4개다.
방사청은 비닉 사업, 경제성 부족 등으로 업체가 수행하기 어려운 사업이 아니면 업체 주관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업체 주관 전환에 따라 사업 기간과 비용이 일정 부분 증가하는 문제는 개별 사업별로 ADD 기술협의, 사업(비용) 분석 등을 통해 최소화할 계획이다.
업체 주관으로 전환하지 않고 ADD 주관을 유지하기로 한 4개 사업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전투체계 △KDDX 소나체계 △정전탄 △한국형합동전술데이타링크(완성형) 등이다.
방사청은 이들 사업에 대해서도 ADD 기술이전 등을 통해 사실상의 업체 주관 수준의 효과가 날 수 있도록 사업 수행 과정을 개선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민간 업체가 경제성에 따라 무기 체계 연구 개발을 포기하거나 사업을 지연시키면 안보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왕정홍 방사청장은 “연구개발사업 주관 기관 조정은 과거 50년간 유지된 ADD 중심의 국방 연구개발 체계의 실질적인 개편”이라며 “업체 주관으로 조정된 사업 성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