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뉴욕 외신기자협회 회견에서 “미국에는 선거 직전 ‘10월의 서프라이즈’라는 말이 있다”며 “대통령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느낀다면 그의 친구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또 다른 회담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일을 언급하며 “북한은 이 모든 과정에 관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확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사진찍기용 행사에 시간만 낭비했다는 것이다.
10월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미 싱크탱크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도 “지난주 워싱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말이 있었다”며 “정확히 어디에서 소문이 나오는지 알기 어렵지만 정상회담이 아주 가능성 있는 것처럼 보이는 충분한 얘기가 있었다”고 회담설에 힘을 실어줬다.
내용도 구체적이다. 카지아니스 국장에 따르면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는 대신 미국은 대북제재의 약 30%를 해제하되 북한이 이를 지키지 않으면 제재를 원상 복구하는 ‘스냅백’ 조항을 넣는 방식을 북미가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와 대북제재 일부 해제를 교환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방안은 어떠냐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며 “이것은 10월의 서프라이즈를 이끌 수도 있는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도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을 고려할 때 10월의 서프라이즈를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반면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은 10월에 북한의 도발로 긴장이 더 고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미 대선 이후를 염두에 두고 협상의 지렛대를 높이려고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가능성은 낮지만 북미정상회담 형태로 10월의 서프라이즈가 이뤄질 수도 있다”면서도 “이 경우에도 실질적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