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연기 끝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위한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지난해 노사는 기본급 인상 및 파업에 따른 임금 보전 문제로 파업과 직장폐쇄를 거듭한 끝에 올 4월 겨우 ‘2019년 임협’을 마무리 지었다. 업계에서는 자칫 올해 임단협에서도 지난해와 같은 노사의 극한 대치가 벌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르노그룹 본사가 비상경영에 들어가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지만 노조는 또 기본급 인상 카드를 들고 나와 사측과 협상에 난항이 예상돼서다.
6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오후 1시께부터 ‘2020 임단협 킥오프 미팅’을 진행 중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임단협 킥오프 미팅은 애초 지난달 초 예정됐지만 중순으로 한 차례 연기된 뒤 재차 미뤄져 이날 열렸다.
이번 킥오프 미팅은 본격적인 교섭에 앞서 노사 대표가 서로 인사하는 자리다. 노조의 이번 임단협 요구안 전달과 사측의 경영 현황 설명은 다음 만남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통상 킥오프 첫날은 노사가 앞으로 성실한 협의를 약속하는 등 간단히 인사를 나누는 선에서 끝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르노삼성 노조는 다음 사측과 만남에서 기본급 7만1,687원(4.69%) 인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명목의 일시금 70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2020년 임단협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회사에 발전기금 명목으로 12억원 출연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자동차 업계 모두 유동성 확보에 힘을 쏟는데 노조의 이 같은 주장은 너무하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노조의 입장은 다르다. 르노삼성 노조의 한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동결했다”며 “올해 회사가 어렵다는 부분에 공감하지만 지난해 회사는 영업이익 2,100억원을 낸 만큼 기본급 4.69% 인상은 합당한 요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 일시금 지급에 대해서도 “르노그룹의 해외 공장이 모두 멈춰 설 때 부산공장은 잔업과 특근으로 생산을 꾸준히 해온 만큼 합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르노그룹은 자체적으로 1만5,000여명 규모의 감원을 계획 중이고 일부 해외 공장의 문을 닫는 등 생산량 조정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한 ‘XM3’의 수출 물량 확보로 생산량 확대를 꾀해야 하는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가시밭길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르노그룹은 르노삼성에 노사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XM3 추가 물량을 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