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데이터센터시장 리더 엔비디아, 인텔 제쳐 '美 반도체 시총 1위'

자율車 진출도 상승세 힘보태

시총 2,513억弗로 왕위 등극

매출 규모선 인텔에 역부족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업체 엔비디아가 인텔을 누르고 시가총액 기준 미국 최대 반도체 회사 자리를 꿰찼다. 미국 반도체 시장의 선두가 바뀐 것은 6년 만이다. 최근 빠르게 성장 중인 데이터센터와 자율주행차량으로의 사업 다각화를 적극 시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408.64달러로 장을 마치며 시총 2,513억달러(약 300조4,291억원)를 기록해 처음으로 인텔의 시총(2,481억달러)을 앞질렀다. 경쟁사 퀄컴에 잠시 선두를 내준 지난 2012~2014년을 제외하고 30년간 줄곧 선두였던 인텔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이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반도체 회사가 됐다.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업체 엔비디아 로고./엔비디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업체 엔비디아 로고./엔비디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주목할 점은 상승세다. 미국 반도체 기업 주가를 종합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연초 대비 8.5% 상승할 동안 엔비디아 주가는 70.3% 폭등했다. 자연스레 투자자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5배를 기록해 12배에 그친 인텔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의 주가 전망을 밝게 본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이 이 같은 결과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대만계 미국인인 젠슨 황이 1993년 설립했다. 엔비디아는 올 4월 이스라엘 반도체 회사 멜라녹스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며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한 것은 물론 5월에는 기존 제품보다 최대 20배 이상 성능을 향상된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출시해 구글 클라우드와 공급계약을 맺었다. 엔비디아의 올 1·4분기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1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지난달 23일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차량 내 컴퓨터 시스템 구축을 위해 협력한다고 밝히는 등 자율주행차량 분야로의 진출도 상승세에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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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매출액은 인텔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 제공 업체 리피니티브는 올해 엔비디아의 매출은 146억달러, 인텔은 738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엔비디아의 시총이 언제까지 인텔을 웃돌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매출 규모에서 아직은 공룡 인텔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인텔이 GPU와 인공지능(AI) 분야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다시 선두자리를 되찾을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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