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제철소 3고로(용광로)가 스마트 친환경 고로로 변신해 다시 쇳물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10일 광양제철소 3고로 현장에서 그룹사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차 개수를 마치고 조업을 다시 시작하는 고로 화입식(용광로에 불을 붙이는 작업)을 열었다. 개수는 고로의 불을 끈 후 내부의 내화벽돌을 교체하고 관련 설비 일부를 교체하는 작업이다.
포스코는 쇳물 생산을 중단한 5개월을 포함해 총 1년8개월 동안 약 4,000억원을 투입해 광양 3고로의 체질을 바꿨다. 우선 4,600㎥에서 5,500㎥로 규모를 키웠다. 생산성이 25% 향상돼 연간 460만톤을 생산할 수 있다. 내용적이 5,500㎥ 이상인 초대형 고로는 전 세계에 총 15기에 불과하다. 포스코는 이중 세계 최대 규모인 광양 1고로(6,000㎥)를 포함해 총 6기(포항 2기·광양 4기)를 보유하고 있다. 또 출선비(고로 단위 부피당 쇳물 생산량)가 개선돼 설비수명 연장, 탄소배출 저감, 원료비 절감 등의 효과를 거두게 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아울러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기술을 도입해 조업과 품질 안정성을 높였으며, 가스청정설비와 슬래그 수재설비 투자로 고로에서 발생하는 분진 제거 효율과 부생에너지 회수율을 높이는 등 친환경 기능도 강화했다. 이로써 스마트기술을 적용한 포스코의 ‘스마트 고로’는 총 4기(포항 2기·광양 2기)로 늘어났다.
광양 3고로는 당초 계획보다 한 달 가량 늦게 가동을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철강수요가 줄자 가동 시기를 늦추는 방법으로 실질적인 감산 효과를 본 것이다. 포스코는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고로 가동을 중단하지 않고 제품 생산량을 조절하는 이른바 ‘유연생산체제’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감소에 대응해왔다. 실제 경쟁사인 US스틸이나 아르셀로미탈, 일본제철 등은 대부분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전방 수요 위축으로 고로 가동을 멈춘 상태다. 하지만 고로는 한번 가동을 멈추면 다시 가동하는데 준비기간이 3~6개월 가량 걸린다. 이 기간 매출하락과 고정비용 상승을 피할 수 없다. 포스코 관계자는 “광양 3고로 가동에 필요한 주문을 이미 확보했고 고객사의 생산판매 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정상조업도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매진할 계획”이라며“코로나19로 철강수요산업의 개선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철강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포스코는 최대 수주를 통한 생산판매로 비용을 최소화하며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이날 화입식에서 “광양 3고로는 1990년 12월 첫 화입 이래 29년3개월 동안 총 9,700만톤의 쇳물을 생산해 포스코의 성장과 수요산업의 발전에 밑거름이 돼왔다”며 “고로는 ‘산업의 쌀’인 철을 생산하는 설비로 화합·융합·도전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조속히 극복해 포스코, 나아가 대한민국 제조업의 리스타트(Restart)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