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비통하고 치욕" 비판 쏟아진 '우리민족 북한' 발언 노영희, 결국 라디오 '하차'

노영희 변호사. /사진=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캡쳐노영희 변호사. /사진=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캡쳐



고(故) 백선엽 장군에 대해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 총을 쐈다. 현충원에 묻히면 안 된다”고 언급해 논란의 중심에 선 YTN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진행자 노영희 변호사가 하차를 결정했다.

노 변호사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동안 ‘출발 새아침’을 아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오늘부로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은 그만두기로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노 변호사는 “저희 법무법인 서버가 다운되고 직원들이 일을 못하는 상황과 방송국에 대한 공격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추후 얘기할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동안 아껴주신 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앞서 노 변호사는 이날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오프닝을 통해 “월요일에 모 방송에서 백선엽 장군의 안장과 관련해서 했던 발언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노 변호사는 그러면서 “방송 중에도 정정을 했고, 제 개인 sns에도 두 번이나 글을 올렸습니다만, 화면상 백 장군이 자서전인가에서, ‘동포들을 향해 총을 겨눈 것은 어쩔 수 없다. 그 비판을 어쩔 수 없이 받겠다’는 내용으로 글을 써놓은 장면이 게시돼 있던 상황에서 생방 도중 제 발언이 섞여서 본의 아니게 잘못된 발언이 보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변호사는 “1960년대에 태어나서 반공 교육을 철저히 받고 자랐고, 늘 6.25 참전 용사나 호국영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왔던 제가 다른 뜻으로 발언을 한 것이 아니었고 다른 뜻을 가지고 있을 수도 없다”며 “다시 한 번 6.25 참전 용사나 호국영령분들, 그리고 우리 국군 장병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누가 될 수 있었던 잘못된 발언에 대해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시청자 게시판에는 노 변호사의 하차를 요구한다는 글이 쏟아졌다. 한 청취자는 “지금 군대에서 복무 중인 우리 청년들에게 누구에게 총을 쏘라고 말씀하실 것이냐”며 “사과를 하셨음에도 비통하고 치욕스러운 감정을 참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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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참여마당에 올라온 글.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홈페이지 캡쳐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참여마당에 올라온 글.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홈페이지 캡쳐


또 다른 청취자는 “처음으로 회원가입까지 하고 이런 글을 올려본다”며 “그 시대를 온 몸으로 부딪치며 살아오신 분께 노영희 변호사님은 저격수로 나서신 듯 했다. 그냥 조용히 변호사로 사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방송 언론인으로서 노 변호사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한다는 글도 많았다. 청취자 A씨는 “노영희씨는 방송 언론인이며, 방송 언론인이라면 자신의 발언을 듣는 국민을 향한 최소한의 교양과 예의는 갖추고, 절제된 표현을 해야 마땅하다”며 “당신의 발언을 듣고 고 백선엽 장군님의 가족들이 느낄 좌절감과 일반 국민들이 느낄 분노를 생각해보셨느냐. 언론인으로서 책임과 도리와 의무를 다할 의지가 없다면, 사퇴하기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노 변호사는 지난 13일 MBN ‘뉴스와이드’ 패널로 출연해 박 장군의 생전 인터뷰를 본 뒤 “저는 이해가 안 된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친일파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서 현재까지 문제가 생긴다고 계속해서 얘기가 되어 왔는데 좀 전에 화면에서 나온 것처럼 ‘동포들을 향해 총을 겨눈 것이 어쩔 수 없다. 동포에게 총을 겨눴다’고 스스로 얘기하고 있지 않느냐”며 “그런데 어떻게 저분이 6.25전쟁에서 우리 민족인 북한에게 총을 쏴서 이긴 공로가 인정된다고 해서 현충원에 묻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현실적으로 친일파가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며 “왜 친일 행적한 사람에 대해서 본인이 잘못했다고 반성도 없는 사람에 대해서 우리가 남의 묘까지 자리를 만들어서 현충원에 묻혀야 하는지. 대전현충원도 사실은 묻히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행자가 “‘우리 민족을 향해서 총을 쏘았던 6·25전쟁’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은 수정할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으나, 노 변호사는 “6·25전쟁은 북한과 싸운 거 아닌가. 그럼 뭐라고 말해야 하나, 나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립현충원의 전몰용사들 대부분이 인민군과 싸우다 전사한 분들인데, 그럼 국립현충원 전체를 파묘하자는 얘긴지.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며 “그럼 한국전쟁 때 국군이 일본군이랑 싸웠어야 하느냐. 찬반을 표하는 건 좋은데, 근거는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미래통합당은 역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노 변호사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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