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재판에서 댓글 조작 프로그램 시연 후 김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의 ‘30분 독대’가 있었는지에 대한 공방이 벌어졌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서울고법 형사2부(함상훈·김민기·하태한 부장판사) 심리로 20일 열린 항소심 19차 공판에서 “특검이 주장하는 동선은 제출된 증거들과 전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특검은 김 지사가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봤다는 날짜의 타임라인을 석명의견서를 통해 밝혔다. 특검이 제시한 타임라인에는 김 지사와 김씨가 킹크랩 시연 이후 김씨의 방에 들어가 20~30분가량 독대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김 지사 측 변호인은 ‘두 사람은 20~30분 동안 독대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변호인이 이날 법정에서 강조한 내용은 이 의견서 내용에 관한 것이다.
이날 재판이 끝난 후에도 변호인은 “특검은 김 지사와 김씨가 킹크랩 시연이 끝난 이후 김씨의 방에 가서 따로 20분 정도 독대했다는 동선을 추가해서 주장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근거 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변호인은 “(특검의) 주장은 지난 증인 신문 과정에서 김씨가 했던 말과도 완전히 배치되는 이야기”라며 “김씨는 시연이 끝나고 (김 지사가) 5분 정도 이야기하고 떠났다고 말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대했다는 걸 (특검이) 어떤 근거를 가지고 설명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9일 드루킹 일당의 파주 사무실 ‘산채’에 들러 킹크랩 시연을 봤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와 달리 김 지사 측은 당시 김 지사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과 식사를 하고 브리핑을 듣느라 킹크랩 시연을 볼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날 재판부는 내달 17일을 다음 기일로 지정했지만, 해당 날짜가 현재 논의 중인 임시공휴일로 지정된다면 다음 공판을 9월3일에 진행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9월3일로 미뤄진다면 그날을 마지막으로 (할 것을) 목표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예고한 대로 재판이 진행된다면 항소심 검찰 구형과 재판부의 선고는 가을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