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재계1·2위 '미래차 결의'…K 모빌리티 액셀 밟는다

[이재용·정의선 '2차 회동']

李, 반도체사업 최고경영진 대동

현대차 남양硏서 다시 머리 맞대

배터리 이어 자율주행 협력 논의

협업 본격화땐 테슬라 '대항마'로

2215A04 미래협력수정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해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댔다. 특히 이번에는 두 달 전 회동과 달리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최고경영진이 함께하며 자율주행차 영역으로까지 협력의 범위를 넓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삼성의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기술과 현대차(005380)의 전기차·친환경 및 자율주행 기술이 손잡을 경우 글로벌 1위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를 견제할 유일한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본지 7월16일자 1·13면 참조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만나 ‘미래 자동차 및 모빌리티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지난 5월 삼성SDI(006400) 천안사업장에서 회동해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삼성 측에서는 김기남 부회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현대차그룹에서는 서보신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사장, 박동일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부사장 등이 이들 총수와 함께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정 수석부회장과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서 공개된 현대차의 미래차 모델과 수소차 등을 둘러보고 시승 체험을 가졌다. 또 현대차 경영진으로부터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제품 및 기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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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삼성그룹 총수가 현대차 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재계 1·2위 기업의 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날 회동에 김기남 부회장과 강인엽 사장이 참석한 것에 주목한다. 5월 회동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이들 반도체 부문 최고경영진의 참석이 삼성전자와 현대차 간 자율주행 동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자율주행차가 구현되려면 카메라·레이더·라이다와 같은 센싱장비 및 운행 관련 빅데이터 외에 이를 구동할 반도체가 필수다. 자율주행은 도로 위 변수가 많기 때문에 ‘머신러닝’ 기반의 데이터 처리 및 차량 제어가 요구되는데 삼성전자는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머신러닝에 최적화된 반도체 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장용 반도체 브랜드인 ‘엑시노스 오토’를 내놓은데다 세계 최고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에 자율주행 관련 칩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실제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프로그램 ‘HW1’에는 인텔의 자회사인 모빌아이의 칩을,‘ HW2’와 ‘HW2.5’에는 그래픽장치(GPU) 제작업체인 엔비디아의 칩을 각각 사용한 반면 지난해 출시한 ‘HW3’부터는 삼성전자와 칩을 공동 제작해 탑재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독일 인피니온의 차량용 반도체를 주로 쓰지만 양사 간 협업이 본격화할 경우 이를 삼성전자 제품으로 대부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앱티브’와 40억달러 규모의 자율주행 조인트벤처 설립 계획을 발표하는 등 관련 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현재 레벨2 수준인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해 오는 2030년까지는 완전 자율주행기술이 탑재된 차량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6세대(G) 이동통신 백서를 최근 공개하는 등 자율주행의 핵심 인프라인 통신 기술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현대차와 협업할 시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다만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한 ‘사법 리스크’ 때문에 향후 양사 간 협업이 갑작스레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양사 간 협업이 미래 10년을 내다보고 진행된다는 점에서 이를 뚝심 있게 추진할 그룹 총수의 리더십이 필수라는 이유에서다. /양철민·박한신기자 chopin@sedaily.com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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