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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비대증 환자, 감기약·음주 후 배뇨장애 주의!

요도·전립선 급격히 수축시켜

소변 못보는 '요정체' 생길수도

전립선(전립샘)은 남성에만 존재하는 장기로 정액을 생성·저장하고 외부로 전달한다. 방광 바로 아래에 있고 젊었을 때는 호두알 정도 크기인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커져 대개 중년 이후에는 요도(오줌길)를 압박하게 된다. 이런 증상을 전립선비대증(전립선증식증)이라고 한다. 요도가 좁아지면 배뇨 시간이 증가하거나 소변 줄기가 약해지는 등 배뇨장애를 일으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 진료인원은 2015년 105만명에서 지난해 132만명으로 25% 늘어났다. 지난해 환자 10명 중 7명 이상(73%)을 차지한 60대 이상 연령층의 진료인원 증가율은 31%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20대는 환자 비중이 0.2%에 그치지만 증가율은 62%로 가장 높았다.







◇진료인원 지난해 132만명…2015년보다 25%↑

전립선비대증은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일어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배뇨 기능이 저하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치료가 늦어지면 외부 환경의 변화 또는 약물 복용, 음주 등으로 인해 증상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립선비대증에 의한 배뇨장애를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외부 환경요인은 기온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전립선의 요도괄약근을 자극해 방광의 배뇨 기능이 떨어진다. 이때 감기약을 복용하면 항히스타민 에페드린 성분이 방광의 수축을 방해하고 요도근의 긴장을 높여 정상적인 배뇨를 방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은 겨울 뿐만 아니라 요즘 같은 여름에도 발생한다. 지속적인 냉방으로 체온·면역력이 떨어진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여름 감기에 걸려 무심코 감기약을 복용하면 배뇨장애 증상이 악화된다. 따라서 배뇨 문제를 겪어 전립선비대증이 의심된다면 우선 비뇨의학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고, 감기에 걸렸다면 의사와 상담해 배뇨장애를 유발하는 성분을 피해 감기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음주 역시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킨다. 심한 경우 배뇨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이뇨작용이 활성화되고 소변이 자주 마려워진다. 배뇨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흡수된 알코올이 체내에서 방광을 자극하고 전립선의 수축을 촉진해 소변 보는 것을 더욱 힘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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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음주 등으로 요도와 전립선이 급격히 수축할 경우 가장 조심해야 것은 ‘요정체’. 소변을 누고 싶지만 아무리 힘을 줘도 소변이 배출되지 않는 상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엄청난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병원을 찾아 소변줄(뇨관)을 삽입하게 된다.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방광에 소변이 고여 방광 점막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요로감염, 결석 위험도 증가한다. 신장(콩팥)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줘 신우신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학민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이학민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50대부터 정기검진하고 규칙적 운동·식습관 개선해야

이를 예방하려면 50대 이상 중년에 이르면 전립선비대증 여부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게 좋다. 비뇨의학과를 방문해 소변검사, 전립선초음파로 확인하거나 소변배출속도를 측정하는 요속검사를 받으면 된다.

전립선비대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등 약물을 복용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이들 약물은 탈모 치료제로 흔히 알려져 있는데 남성형 탈모증과 전립선비대증을 유발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 호르몬 생성을 감소시켜 두 질환 모두에 효과적이다. 또한 규칙적 운동과 식습관 개선으로 체중을 관리하고 스트레스 환경을 피하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배뇨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비뇨의학과 방문을 주저해 질환을 방치하다가 증상이 악화된 상태로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이때에 이르러선 약물치료만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고 전립선절제술 등 수술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수술은 성기에 시행하는 만큼 당사자들이 되도록 피하고 싶어한다. 따라서 큰 수술 없이 노년에 행복한 배뇨 생활을 유지하려면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전립선비대증을 빨리 진단·치료하는 게 좋다. /이학민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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