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980년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시절 ‘이승만은 괴뢰정권’ ‘혁명 주체는 수령, 당, 대중의 삼위일체’ 등의 표현이 나오는 문건을 본인이 썼다고 알려진 데 대해 “내가 작성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이승만 정권이 괴뢰정권인지는 단정할 수 없고 여러 관련 의견이 있다”며 말을 돌렸다. “우리나라의 국부는 이승만이 아니라 김구가 돼야 마땅하다”는 의견도 냈다. 문건 안에 ‘수령’이 김일성 북한 주석을 지칭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내가 즉답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자는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동지여, 전진. 동지여, 투쟁’이라는 21쪽 분량의 문건을 거론한 박 의원에 대해 “내가 작성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의원이 “분명히 ‘저자 이인영’, ‘전대협·서대협 의장 이인영 작성 문건이라고 함’이라고 적혔다”고 추궁하자 “‘이라고 함’이라고 돼 있지 않느냐”며 기록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문건 안에 ‘수령, 당, 대중의 삼위일체’라는 표현에서 ‘수령’과 ‘당’은 누구를 일컫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내가 즉답을 드릴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나는 수령, 당, 대중의 삼위일체 체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주한미군은 점령군이냐”는 질문에는 “주한미군은 평화관리군으로서의 성격과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 속에서 주둔군으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다 갖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승만 정권은 괴뢰정권이냐”는 문의에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괴뢰정권이라고 단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그대로 남아 있다”며 “이승만 정권 그 자체가 일정한 의미에서는 독재정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 많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이승만 대통령이 국부라는 주장에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며 “우리의 국부는 김구 주석이 되는 것이 더 마땅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