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180640) 주식 70만주를 담보로 200억원을 대출 받았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 주주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이 한진칼 신주인수권(워런트) 공개매수에 나서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은 23일 조 회장이 지난 16일 한진칼 지분 70만주(1.18%)를 담보로 농협은행으로부터 200억원을 대출받았다고 공시했다. 이자율은 2.25%, 담보유지비율은 120%다. 계약 기간은 내년 7월16일까지로 1년이다.
한진칼은 조 회장이 대규모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목적에 대해 “사용처에 대해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3자 주주연합이 최근 한진칼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40여만주를 확보한데 이어 이날 워런트(신주인수권) 공개매수에 나서자 조 회장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실탄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하는 1조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할 자금 마련 목적으로 최근 3,000억원 규모의 BW(약 363만주)를 발행했다. 3자 주주연합은 BW공모에 총 9,000억원을 넣어 지분 40만여주를 확보했다. 또 이날 워런트 120만주를 주당 2만5,000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3자 주주연합은 공개매수 목적에 대해 “(신주인수권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화를 방지하고, 공개매수자들을 포함한 주주연합이 대상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획득하여 한진그룹의 위상에 걸맞은 바람직한 지배구조 정립하려 한다”고 밝혔다. 3자 주주연합이 공모에 참여해 확보한 40만여주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힌 120만주 워런트까지 확보한 뒤 워런트를 행사하면 지분율은 45.41%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조 회장이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조 회장측 지분율은 41.04%에서 38.07%로 떨어져 3자 주주연합과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3자 주주연합의 움직임에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조 회장이 200억원을 모두 워런트 매입에 쓴다면 40%대 지분율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