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外人 7년만에 28일 최대 1.3조 순매수…삼성전자 9,200억 '폭풍 쇼핑'

[추락하는 달러 날개 단 유로-국내증시로 돌아온 외국인]

코스피 1.76% 상승...2,250 돌파

약달러에 신흥국 증시 등 매력↑

국내기업 실적바닥·환차익도 기대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된 전광판을 지나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76% 오른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약세 영향으로 전 거래일보다 2원30전 내린 1,193원80전으로 출발한 후 약세 흐름을 이어가다 오후 들어 상승 전환했다.        /연합뉴스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된 전광판을 지나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76% 오른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약세 영향으로 전 거래일보다 2원30전 내린 1,193원80전으로 출발한 후 약세 흐름을 이어가다 오후 들어 상승 전환했다. /연합뉴스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왔다. 올 들어 지속적으로 주식을 팔아온 외국인들은 최근 순매도세를 약화시키더니 하루에만 1조원이 넘는 ‘폭풍 쇼핑’에 나서면서 7년여 만에 가장 강력한 매수세로 한국 증시 복귀를 알렸다. 달러화 약세가 신흥국, 특히 언택트(비대면) 산업이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 증시로 외국인들의 관심을 이동시킨데다 반도체 등 기존 산업들의 실적 역시 예상보다 나쁘지 않게 나타나면서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6%(39.13포인트) 오른 2,256.99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미중 갈등 심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당분간 지수가 제한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증권가의 애초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단숨에 2,250포인트를 넘어섰다. 장중 한때 2,270선에 다가서면서 연중 최고치 경신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지만 상승분을 소폭 반납한 채 마무리됐다.


달러화 약세에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달러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0전 오른 1,196원90전에 마감했지만 달러 인덱스가 이달 들어서만 4% 가까이 하락하는 등 달러화 약세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장 경제활동에 변화가 있지 않고 실적환경도 바뀌지 않았다”며 “달러 강세 둔화가 약세의 정황으로 해석되면서 유동성에 의한 밀어올리기가 펼쳐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11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지난 2013년 9월12일(1조4,308억원) 이후 하루 최대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특히 올 들어 줄기차게 팔아치우던 삼성전자(005930) 등 전기·전자업종을 집중 매수했다. 이날 하루에만 외국인들은 전기·전자업종 주식 1조1,236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이 중 82%에 해당하는 9,210억원을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데 쏟아부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 1조1,216억원어치를 사모은 2018년 5월31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덕분에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5.4% 급등하면서 6월3일 이후 최대폭의 상승률을 보였고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업종지수도 4.23% 상승했다.

아울러 2·4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로의 ‘컴백’을 주저하지 않게 만든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왔다. 여전히 매도 성향이 강한 편이지만 삼성전자가 2·4분기 실적발표를 한 7일을 즈음해 외국인들의 매도세도 한풀 꺾였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주간 단위 외국인 수급은 7월 둘째주(13~17일)부터 순매수로 바뀌어 이번주까지 3주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하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도 1월 이후 처음으로 매수 우위에 나섰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약세도 원인이기는 하지만 이번 어닝시즌을 계기로 외국인들의 수급 분위기가 바뀐 듯한 모습”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고 3·4분기는 더 좋아질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아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외국인들이 길었던 ‘셀 코리아’를 완전히 끝내는 것은 기업들의 수출 증가, 경제 정상화 등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하면서부터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성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