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연준 '선제적 금리인상 카드' 접나

최근 인플레 상승세 주춤 따라

고인플레 회피 관행 포기 검토

현수준 저금리 장기 유지될듯

제롬 파월 연준 의장 /EPA연합뉴스제롬 파월 연준 의장 /EPA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선제적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의 이 같은 정책전환으로 현 수준의 저금리가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회피하기 위해 약 30년간 관행이었던 선제적 금리 인상 전략을 포기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연준 목표인 물가상승률 2%보다 다소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일정 기간 허용하는 유연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지기 전부터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를 표시해왔다. 그러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면서 경기하강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자 선제적 기준금리 인상 방안을 지난봄 논의 대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준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 같은 논의를 재개했으며 다음달 15~16일 열리는 회의에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9일 FOMC 금리 동결 이후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0.00~0.25% 수준의 기준금리를 적시하며 “금리 인상은 고려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연준은 지난 2012년 ‘건전한 경제성장’을 위해 적절한 수준으로 여겨지는 물가상승률 2%를 인플레이션 목표치로 공식 채택했다. 당시 은행 관계자, 경제학자, 투자자 등은 0% 수준에 가까웠던 단기금리가 4%까지 오를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하기 전부터 금리는 4%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WSJ는 전했다. 그동안 연준은 통화정책 효과가 늦게 작동한다는 이유로 선제적 기준금리 인상 조치를 단행했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매우 낮아 잠시 ‘오버슈팅’되는 것은 괜찮다고 판단했다고 투자은행 TD시큐리티스의 프리야 미스라 금리전략가는 설명했다.


다만 이미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상 유예 방침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선제적 금리 인상을 포기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티븐 블리츠 TS롬바드 미국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현시점에서 의미 없는 변화”라며 “그냥 말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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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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