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실업률 최악·수출 휘청...'경제 선방' 들뜰 땐가

고용시장과 수출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더욱 가라앉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10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7만7,000명 감소했다. 3월 이후 5개월 연속 취업자가 줄었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4만1,000명 늘어난 113만8,000명으로 1999년 7월 이후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0.1%포인트 오른 4.0%로 7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최고치다. 고용한파가 길어지면서 이른바 취업포기자도 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구직활동 없이 ‘쉬었음’이라고 답한 사람이 231만9,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급락세에서 겨우 벗어나는가 싶던 수출은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영향으로 다시 나빠졌다. 이달 10일까지 수출액은 87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23.6% 감소했다.


실업률이 오르고 수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경제가 살아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모두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보다 어렵다며 혀를 내두르는데 청와대만 선방했다며 자부하고 있으니 시각 차이가 너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올해 경제성장률 1위로 예상될 만큼 가장 선방하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렇게 얘기한 근거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0.8%로 상향 조정한 OECD 보고서다. 물론 성장률 전망치가 올라간 것은 맞다. 하지만 OECD는 동시에 9월 중순 발표할 전망치가 다시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다른 나라의 경제상황 악화로 한국의 수출과 성장률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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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OECD 보고서에서 입맛에 맞는 부분만 골라내 자화자찬식으로 섣부른 낙관론을 펼쳐서는 안 된다. OECD는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을 지적하면서 노인 일자리 위주의 고용대책을 보완하라고 주문했다.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등 경제체질을 바꾸는 노력도 필요하다. 지금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신발끈을 더욱 조여 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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