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이하면서 상반된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부동산 3법 통과 등 입법 분야에서 성과를 내면서 ‘일하는 국회’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취임 때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급속도로 빠지면서 민심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주 원내대표는 거대여당을 상대로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연이어 연출하며 사퇴 위기까지 내몰렸지만 ‘합리적 보수정당’의 가능성을 보이며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는 게 중론이다.
김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돌파형 리더십으로 입법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당내에서는 ‘일하는 국회’의 전형을 정책통인 김 원내대표가 선도적으로 구현했다는 호평도 나온다. 특히 7월 임시국회에서 임대차 3법 등 부동산 대책 법안을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통과시키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후속 법안을 처리한 것도 김 원내대표의 공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원구성 협상 국면에서 통합당의 끈질긴 반대를 물리치고 법제사법위원장을 가져오는 데 성공한 것 역시 김 원내대표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이에 당내에서는 김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세가 100일 사이에 더욱 탄탄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당내의 이 같은 호의적인 평가와 다르게 역설적으로 민심이반은 갈수록 심화되는 것이 고민거리로 남아 있다. 최근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는 등 여당의 입법 독주와 오만한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갈수록 커지는 실정이다. 민주당의 입법 독주 행태를 꼬집은 윤희숙 통합당 의원이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는 등 ‘여당의 독주와 오만함’이라는 프레임이 국민들 사이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주 원내대표는 통합당을 ‘강경보수·장외투쟁’의 딱지를 벗기고 ‘합리적 중도보수정당’으로 정체성을 다시 세웠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국민들의 평가 역시 갈수록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통합당은 이번주 여론조사(리얼미터)에서 창당 이후 최고치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민주당과의 격차를 오차범위 이내인 0.5%포인트로 좁혔다. 30·40대와 중도층, 여성의 지지율이 오른 현 상황이 이를 방증한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7월까지 상임위원장 협상과 본회의 법안 처리 과정에서 거대여당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당 내외에서 숱한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판사 출신으로 합리주의자이자 불교 신자로 인내심이 강한 주 원내대표는 이를 이겨냈다. 대신 주요한 사안마다 의원총회를 열어 자유롭게 토론하는 분위기를 안착시켰다. 그 결과 통합당이 더 이상 거리가 아닌 국회에서 논리와 실력으로 싸우는 대안정당이라는 인식을 심었다. 통합당의 한 초선 의원은 “주 원내대표는 본인의 주장보다 여러 의견을 말할 수 있게 하고 듣는 스타일”이라며 “의총에 가면 내부정치를 위한 강경한 발언 대신 국민들을 위한 제안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 원내대표는 정작 본업인 국회에서 통합당을 무력하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상임위원장 18석을 모두 내주고, 윤미향 사태 등과 관련해 국정조사 등을 관철하지 못하면서 야당이 정작 국회와 국정에 힘을 잃었다는 평가다.
/박진용·구경우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