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보다는 개혁 완수.”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최근 이뤄진 청와대 수석급 교체 인사를 두고 이렇게 평가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정무수석에 자신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던 최재성 전 의원을 앉히고 참여정부 비서관 출신 정만호 전 강원도 경제부지사를 국민소통수석으로 발탁했다. 여권 관계자는 “최 전 의원을 정무수석으로 임명한 것은 임기 후반기 야당과의 협치보다는 개혁 입법을 완수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책통이자 원만한 성품으로 알려진 정 국민소통수석 임명은 그런 과정에서도 대국민 소통을 강화해 여론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평가했다.
실제 여권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 지지율 하락, 야당의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의 국정기조는 더 공고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주택 시장에 정부가 적극 개입하는 것은 전 세계의 일반적 현상’이라는 등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는 논란이 많은 부동산 정책에서 전혀 후퇴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청와대 인사에서 김상조 정책실장 등 부동산 정책 라인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전혀 없었던 것도 이 같은 기조와 맞닿아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로부터 내년 예산안 중간보고를 받고 “경제 사령탑으로서의 총체적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경제팀에 대해서 확실한 신뢰를 보낸 것이다.
아울러 연내 고위공직자수사처를 출범시키며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의 고삐를 더욱 강하게 쥘 것이라는 게 청와대 안팎의 시각이다.
문 대통령은 본인의 자서전 ‘운명’에서 임기 후반기를 ‘하산’이 아닌 정상을 치고 올라가는 시기로 규정한 바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임기 말까지 확실한 주도권을 갖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는 후임 비서실장 인선으로 확인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박진용·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