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너무 서럽다" 울먹인 이용수 할머니 "수요집회는 있지 않아야 한다"

14일 오전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 이번 행사는 정부가 75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처음으로 주관했다. /연합뉴스14일 오전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 이번 행사는 정부가 75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처음으로 주관했다. /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은 14일 시위 형태의 수요집회에 참여할 뜻이 없으며, 집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 국립망향의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수요집회 시위의 형식을 바꿔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위 30년을 해서 세계에 알리는 데 잘했다”고 전제하면서도 “그 시위가 ‘위안부 문제 해결하고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하는 것’이 무엇(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그것을 30년이나 외쳤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이제부터는 그것이 아니다. 시위의 형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요집회의 형식을 어떤 식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엔 “학생들이 올바른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이 왜 하늘에서 일본의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안부가 무엇인지, 한국에서 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완전히 알아야 한다”며 “그런 것을 교육시키겠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대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적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고, 실질적 대안과 행동 지침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 할머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정대협 빨리 ‘위안부 역사관’으로 고치라고 했다”며 “(정대협 측에서) 지금 고친다 했으니 이런 부분도 알아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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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열린 수요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이런 말(시위 형식을 바꾸고, 위안부에 대한 교육에 방점을 두면서 수요집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을 하려고 했지 시위하겠다고 나간다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차량에 탑승하기 전 “수요(집회)는 있지 않아야 한다”며 “집회라고 할 것이 없다”고도 했다.

14일 오전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 이번 행사는 정부가 75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처음으로 주관했다. /연합뉴스14일 오전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 이번 행사는 정부가 75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처음으로 주관했다. /연합뉴스


그는 이날 행사가 마무리된 후 해당 발언을 하는 내내 울먹이며 서러운 감정을 표출했다. 이 할머니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너무 서럽다. 할머니들, 언니, 동생들 노하지 마시라”고 했다. 최근 전국에 쏟아진 폭우도 언급하면서 “할머니들이 무척 노했다. 돌아가신 할머니들 이름을 못부르겠다”고 마음 아파 했다.

일각에서 이 할머니를 ‘친일파’라고 비난하는 것을 두고는 “저는 정치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다”며 “저는 친일파가 뭔지도 몰랐다. (과거에는) 일본을 두둔하고 자주 그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 친일파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정계에 계시는 분들, 시민, 국민 여러분들 다 똑같은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다 위안부 문제는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고 해결하려 하는 그런 분들로 이제 알았다”고 밝혔다. 정치적 색깔과 관계없이 위안부 문제에 나서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최근 들어 느꼈다는 의미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이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걸어서 대기 장소로 이동했으며, 기림의 날 기념식 행사 동안은 휠체어를 타고 이동했다. 행사에 윤미향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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