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전거 ‘빅2’의 상반기 실적 희비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서 엇갈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거리두기가 자전거 판매량을 끌어올렸는데 삼천리자전거(024950)와 알톤스포츠(123750) 간 외주 생산 전략이 실적의 큰 차이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19일 자전거업계에 따르면 삼천리자전거의 올해 2·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성장한 52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2위 알톤스포츠는 같은 기간 37% 성장한 151억원을 보였다. 삼천리자전거의 매출 성장률이 경우 30%포인트 가까이 높은 것이다. 1·4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전체로 봐도 차이가 확연하다. 상반기 매출 상승률이 35%를 나타낸 삼천리자전거와 달리 알톤스포츠는 13%에 그쳤다.
코로나19에 따른 자전거 열풍에도 업계 1, 2위 기업의 매출 성장세가 서로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자전거 조달 방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천리자전거는 거의 모든 자전거를 중국 제조사에 생산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위탁한다. 반면 알톤스포츠는 중국 텐진에 있는 자체 공장에서 대부분 자전거를 생산한다. 평소라면 큰 생산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코로나19 상황처럼 수요가 갑자기 몰리는 상황에선 알톤스포츠가 빠르게 자전거 조달을 하기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매출 상승률이 서로 차이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특히 OEM 전략을 쓰는 삼천리자전거는 원가 측면에서도 크게 유리했다. 실제 삼천리자전거의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상반기)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반면 알톤스포츠는 54% 늘어났다. 삼천리자전거가 OEM을 통해 비용 측면에서 더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톤스포츠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외주 생산을 늘릴 수가 없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외주 주문을 맡겼다”며 “2·4분기엔 외주 생산을 조금 늘렸지만 한계가 있어 밀려드는 주문에서 자전거를 팔 수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