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복수 이통사, CMB 인수 접촉중"...유료방송 재편 가속되나

SKT, KT 공식적으로 "계획없다"고 하지만

업계 "물밑 인수 의향 찔러보는 단계"전언

'연내 기본합의-내년 상반기 협상완료' 전망

딜라이브 매각에도 이통사들 관심

1조원대 호가하는 몸값 조정 여부가 관건

유료방송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케이블TV(종합유선방송사업자, SO)인 CMB가 매수후보기업들과의 물밑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

18일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CMB가 (자사 매각과 관련해) 복수의 이동통신사와 접촉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직 서로 구체적인 협상실무팀이 만나거나 실사를 진행하는 수준까지 온 것은 아니고 서로 (매각·매수 조건에 대한 의향을) 찔러보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번 접촉을 통해 CMB와 인수희망자간 공감대가 형성되면 이르면 연내에 기초적 합의가 이뤄지고 내년 상반기에는 구체적인 매각협상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내다봤다.

1915A14 국내 유료



CMB와 접촉 중인 복수의 이통사는 SK텔레콤, KT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3개사 모두 공식적으로는 매각·매수 협상에 대해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며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물밑에선 조용히 탐색전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KT의 경우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가 최근 중견 SO인 현대HCN 공개매각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런 상황에서 CMB와도 접촉을 하고 있는 것은 유료시장에서 잇따른 인수합병(M&A)를 통해 경쟁사들과 초격차 1위의 점유율을 다지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의 경우 티브로드 인수에 성공했으나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에 성공한 LG유플러스와 시장점유율 2위를 놓고 근소한 차이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 추가적인 SO인수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CMB가 주목 받는 이유는 대전·충청권과 광주·전남 등 광역지방도시에서 고객 기반이 튼튼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에선 83.2%로 절대 우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청자 기반 뿐 아니라 지역 기업 및 기관, 지방자치단체들과 연계한 프로젝트도 활발히 추진돼 다양한 사업수익원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CMB의 강점을 꼽힌다. 예를 들어 공공와이파이 구축사업의 경우 수도권에선 대형 이동통신사들이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대전에선 CMB가 사업을 수주했다.

관련기사



CMB는 일단 비공개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하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다만 여건에 따라선 현대HCN처럼 공개매각입찰 방식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관건은 몸값이다. CMB는 최소한 4,000억~5,000억원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고, SK텔레콤 등은 3,000억~4,000억원 가량을 인수가격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수후보들이 공식적으로는 인수협상설을 부인하면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막상 협상이 본격화하면 경쟁적으로 가격을 높여 부를 가능성도 있다.

현대HCN도 시장은 4,000억원대에 매각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작 매각본입찰에서 승리한 KT스카이라이프는 5,000억원대의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CMB매각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 CMB의 국내 유료시장점유율은 2019년도 하반기 기준으로 약 4.5%다.

또 다른 중견 SO인 딜라이브도 이통사들이 관심을 갖는 매물로 꼽힌다. 딜라이브의 국내 유료시장 점유율은 5.98%며 특히 서울 등 수도권 고객기반이 탄탄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딜라이브는 고객중 디지털방송서비스 가입자 비중이 높고, 수도권를 중심으로 서비스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하지만 인수가격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부담거리”라고 전했다. 딜라이브는 1조원 이상의 매각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통3사 모두 현재로선 그 같은 자금을 조달할 여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민병권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